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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런던올림픽 메달 색깔 따라 은퇴 결정할듯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27 18:58


◇장미란이 27일 태릉선수촌에서 가진 역도 대표팀 훈련에서 바벨을 들어 옮기고 있다. 태릉=허상욱 기자 wook@sporschocum.com

2012년 런던올림픽을 꼭 1년 남겨둔 27일. 장미란(28·고양시청)은 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75㎏+) 2연패 의지를 다졌다. "금메달과 관계없이 내가 정해놓은 기록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고 돌려 말했지만 눈빛에서 세계 정상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몇 해 전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를 2012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유종의 미(우승)를 거두고 바벨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은 장미란이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점쳤었다. 2012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살이 되기 때문에 고된 역도를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지난해부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은퇴 질문을 받으면 말 끝을 흐렸다. 이날 대표팀 공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런던올림픽이) 마지막일지는 모르겠다. 런던 대회를 목표로 달려왔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하겠다는건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말을 했다.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장미란은 한국 여자역도를 이끌어 왔기 때문에 그의 은퇴 여부는 큰 관심이다.

대표팀 관계자의 입을 통해 어느 정도 해답이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미란은 런던올림픽 메달 색깔에 따라 은퇴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3위에 머문 장미란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도전해 국내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것 같다. 실제 훈련 중에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런던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다면? 대표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어린 선수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거나 저조한 기록을 낸다면 (장미란이) 상실감에 태극마크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 한번 자신감을 잃으면 회복하기 힘든 게 역도다"고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는 지난 4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장미란의 합계 세계기록 326㎏을 경신했다. 멍수핑(중국)도 무섭게 치고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장미란은 카시리나가 세계기록을 깼다는 말에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카시리나의 경기 장면을 보니 경각심이 느껴지더라"면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카시리나의 기록을 다시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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