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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00m 준결선 박수받아 마땅한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7-27 18:03



박태환(22·단국대)이 27일 중국 상하이오리엔탈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 사상 첫 준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마린보이'의 금메달에 익숙해진 팬들에게 준결선 진출 쯤은 시큰둥할 수도 있지만 자유형 100m의 기록 데이터와 박태환의 레이스를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100m 예선 직후 박태환의 "아이… 애들이 진짜 빨라요"라는 푸념은 엄살이 아니다.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스퍼트를 지닌 수영선수들은 다 모인 '안갯속' 레이스다. 완벽한 스타트와 잠영, 폭발적인 스퍼트와 턴, 단 한치의 실수도 허용해선 안된다. 눈깜짝할 사이 레이스가 막을 내리고 0.01초 오차범위 내에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줄지어 늘어선다. 준결선도 어려울 것이라던 자유형 100m 레이스에서 혼신의 역영을 펼쳤다. 48초91의 올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며 105명의 예선참가자 중에 14위에 올랐다. 산타클라라그랑프리에서 세운 올시즌 최고기록 48초92를 0.01초 앞당겼다. 본인의 최고기록인 48초70(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보다는 0.21초 느렸다. 스타트 반응 속도는 0.63으로 역시 준결선 진출자 16명 가운데 가장 빨랐다.

준결선 진출자 중 아시아 선수는 박태환이 유일하다. 박태환의 100m 최고기록은 세계랭킹 26위, 올시즌 최고기록은 세계랭킹 28위였다. 신체조건의 열세를 딛고 세계 16강에 당당히 포진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아신기록(48초49) 보유자 후지이 다쿠로(일본, 21위)를 다시 한번 눌렀다. 올시즌 최고기록 48초24를 보유한 독일의 마르코 디 칼리(19위), 47초58로 역대 9위의 기록을 지닌 미국의 제이슨 레작(20위)도 줄지어 따돌렸다. 단거리 레이서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에서 선전했다. 스피드와 파워 훈련의 성과를 온몸으로 입증했다.

박태환은 27일 오후 7시 100m 준결선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결선 진출을 노린다.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에서의 결선 진출은 금메달에 필적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16명의 준결선 진출자 가운데 올시즌 기록상 박태환보다 처지는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상하이세계선수권을 마무리할 마지막 경기에서 불꽃 스퍼트를 선보일 각오다. 100m 결선행 전망을 묻는 질문엔 박태환은 "결선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일 텐데… 금메달을 따는 것처럼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개인최고기록(48초70, 광저우아시안게임) 경신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형 100m 준결선 경기는 이날 오후 7시 시작된다. 박태환은 1조 1레인, 세계기록보유자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세자르 시엘루 필류(24·브라질)가 5레인에 나선다. 또 한번 '1레인의 기적'을 꿈꾼다.
상하이(중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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