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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21)는 세계적인 꽃이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은 꿈나무들의 동심도 울렸다. 김연아는 5일 더반의 유일한 겨울나라인 아이스링크에 출연했다. 아열대성 기후인 더반은 눈이 없다. 남아공 피겨 꿈나무 20여명을 만났다. '원포인트 드림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드림프로그램은 평창의 트레이드 마크, IOC에 제안한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발전을 위한 전세계 나눔 프로젝트다.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을 밟자 링크가 들썩였다. 꿈나무들은 탄성을 질렀다. 학부모와 취재진이 뒤섞여 터트리는 플래쉬 소리로 쉴새없었다. 꿈나무들은 레슨 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소중한 추억을 담기 위해 연신 기념촬영을 요청했다.
아프리카에 동계스포츠 꿈이 꿈틀댔다. 참가한 시어도어(10)는 "지난 주에 팔이 부러졌는데 김연아 선수가 온다고 해서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2년 전에 시작했는데 나도 김연아 선수처럼 10년 뒤에는 세계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연아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녀는 "더반에 올때 스케이트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들과 함께해 즐거웠다.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꿈나무들은 '피겨 여제'로부터 한 수를 지도받길 원했다. 칭찬만 했단다. 김연아는 "지적해달라고 하는데 난 현재 선수지 코치가 아니다. 이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충분했다"며 "나도 어렸을 때 TV에 나온 선수를 보면 신기했다. 내가 이렇게 된 걸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고 웃었다.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김연아가 탄생한 것은 기적이었다. 그녀는 다시 꿈을 꾼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피겨 불모지에 꼭 도움을 주고 싶다."
더반은 '김연아앓이' 중이다.
더반(남아공)=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