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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강원도 평창이 10년을 기다렸다.
'그랜드 슬램'을 이룬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에 불과하다. 1980년 하계올림픽을 치른 러시아는 2007년 동계올림픽(2014년·소치) 유치를 필두로 세계육상선수권(2013년·모스크바), 월드컵(2018년) 개최권을 잇따라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포츠 최강국 미국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면 지구촌 6번째로 '그랜드 슬램' 국가가 된다.
동계스포츠 확산을 위해 아시아에서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겠다는 평창의 슬로건은 곧 대한민국에 적용된다. 새로운 지평이다. 강원도의 비약적인 발전은 물론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데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순간이 남았다. 개최지는 IOC 위원들의 무기명 전자투표로 결정된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IOC 인원은 110명이지만 투표인단은 97∼99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로게 위원장은 관례상 참가하지 않는다. 후보도시가 속한 국가의 IOC 위원도 투표할 수 없다. 한국과 독일, 프랑스는 나란히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사로 불참, 기권하는 위원도 4~6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예선에서 과반을 득표하면 금상첨화다. 49~50명의 지지를 얻으면 동계올림픽 개최가 현실이 된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평창은 두 차례 모두 1차투표에선 1위를 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했다. 결선투표(평창 51→53표, 밴쿠버 40→56표·2010년, 평창 36→47표, 소치 34→51표·2014년 )에서 눈물을 흘렸다. 물론 이번에는 결선투표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했다.
평창은 투표 시점이 임박해 조심스럽게 승리를 점치고 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그동안의 유치 활동 결과,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다. 평창의 호적수는 독일 뮌헨이다. 독일의 살아있는 축구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까지 합류했다. 뮌헨도 "대세를 잡았다. 결국 우리가 1위로 결선라인을 통과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역사의 선택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IOC 위원들의 투표가 임박한 더반은 폭풍전야다.
더반(남아공)=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