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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수만 가처분신청 인용, 하이브 유리한 고지 선점…카카오, 반전 카드 있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3-03-05 13:52 | 최종수정 2023-03-06 07:36


[종합] 이수만 가처분신청 인용, 하이브 유리한 고지 선점…카카오, 반전…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법원이 카카오를 상대로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막아달라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이수만과 하이브 측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에 SM과 손잡으려던 카카오가 더 적극적인 SM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지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3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이수만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SM 경영진은 지난 달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의로 인해 카카오는 SM지분 약 9.05%를 확보하면서 SM의 2대 주주로 떠오를 예정이었다.

반면 1대 주주로 18.45%를 보유했던 이수만은 1대 주주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반발한 이수만이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의 인용결정으로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이수만 측은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어야 하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한도에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최소로 침해하는 방법을 택해야만 한다"며 "그러나 이번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결의는 위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위법한 결의"라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

재판부는 인용 결정문에서 "신주 발행 의결은 SM 경영권 귀속 관련 분쟁 가능성이 임박한 상태에서 이를 현실화한 행위다. 이는 최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종합] 이수만 가처분신청 인용, 하이브 유리한 고지 선점…카카오, 반전…
그러면서 이수만 지분율이 18.45%에 불과해 대주주 연합 등에 따라 SM 경영권이나 지배권에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이미 얼라인자산운용이 SM 지분을 취득한 뒤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또 재판부는 "SM은 신주 발행 의결 무렵 충분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었고 급하게 갚아야 할 채무가 없었다"며 SM 측이 주장한 긴급한 자금 조달 필요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SM은 새롭게 추진할 'SM 3.0' 사업 비용으로 최소 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사업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라는 점과 아직 사업 전략 수립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SM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상법상 위법·불공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으로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는 주주는 보유주식 수, 의결권 유무를 불문하고 단독으로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이수만은 여전히 SM 지분 3.65%를 보유한 주주로 (신주 발행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SM 측이 주장한 '기존 이수만 체제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수만이 자신의 관계회사 등과 불리한 조건의 거래를 하게 해 손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신주·전환사채 발행이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종합] 이수만 가처분신청 인용, 하이브 유리한 고지 선점…카카오, 반전…
이로써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취득하려는 계획은 급제동이 걸렸다. 반면 하이브는 카카오를 지분율에서 크게 따돌리며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이수만은 법원의 인용 결정 후 입장문을 발표하며 "내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 SM 맹장으로서의 인생 1막을 마치고 이제 나는 2막으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도 "이번 결정을 통해 SM 현 경영진이 회사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위법한 시도가 명확히 저지되고,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하는데 혈안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 내 SM 인수 상황실은 긴급회의를 열고 3월 주총에 대비해 이사회 선점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공개매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브와 이수만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앞으로 카카오가 더 공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설지가 이번 SM경영권 사태의 관건이 됐다. 앞서 하이브는 SM 발행주식의 약 25%를 주당 12만원에 매집하는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이수만의 지분 14.8%와 더해 4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행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헬리오스유한이라는 업체가 SM 주식을 집중매수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는 '헬리오스유한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시세조종세력'이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2015년 헬리오스유한과 이름이 비슷한 헬리오스PE가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한 사실이 있다며 카카오의 우군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단 헬리오스PE와 카카오 측 모두 헬리오스유한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일단 법원의 결정으로 카카오가 SM 주식 9.05%를 획득하는 계획이 실패하면서 하이브·이수만 연합이 SM·카카오 연합보다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더 공격적인 공개매수를 진행할지 여부와 헬리오스유한의 주식 매집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는 이번 경영권 사태에 반전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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