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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청소년 척추측만증, 운동 유도 등 예방이 최고 치료법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6-21 13:12 | 최종수정 2022-06-23 08:09


엄마 손에 억지로 끌려서 진료를 받으러 오는 학생들이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 왜 왔지?'하는 표정으로 들어오지만 어머니들의 표정은 자못 심각하다.

"우리 애가 항상 자세가 안 좋아서 허리가 옆으로 휜 것 같다"며 아이한테 심각한 말을 해달라는 애절한 눈빛을 필자에게 종종 보낸다. 그러면서도 설마 우리 애 몸에 이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하다가 막상 검사한 결과 측만증, 거북목 진단이 나오면 깜짝 놀란다.

아이들이 어떤 자세로 있는지는 낮에 PC방에 가보면 잘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혀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에서 목을 최대한 숙여 모니터를 보면서 게임에 집중한다. 지하철이나 길에서도 턱이 가슴에 거의 붙을 정도로 고개를 숙인 상태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척추가 휘는 측만증, 거북목 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측만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청소년기 측만증이 가장 흔하다. 사춘기(제2차 성징기)에 주로 발생하는 측만증을 지칭하는 것으로, 키가 가장 많이 크는 시기에 발생한다. 이런 측만증은 키가 크면서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사춘기 초반에 발생하면 악화될 가능성이 크며, 사춘기가 끝나갈 때쯤 발생한 측만증은 대체적으로 경과가 양호한 편이다.

청소년 측만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당연히 좋지 않은 자세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부모가 측만증이 있으면 자녀도 측만증이 생길 확률이 수십 배 올라가기 때문에 미리 조심해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노년에 발생하는 퇴행성 측만증에서는 허리가 조금만 휘어도 허리통증이 심한 편이지만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측만증은 통증이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늦게 발견하기 쉽다. 아프단 말이 없어서 무시하고 넘어갔다가, 몸이 비대칭인 것 같아서 검사해 보면 허리가 심하게 옆으로 휘어져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허리는 웬만큼 휘어도 아이들의 경우엔 겉으로는 티가 잘 안 난다.

만약 아이가 측만증이 의심이 된다면 빨리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아이에게도 경각심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휘어있는 척추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자세 교정 효과가 나타난다. 어떤 분은 아이의 엑스레이 검사 사진을 프린트해서 책상 옆에 붙여놓았다고 한다.

필자는 측만증의 치료는 예방만이 최고의 치료임을 강조하고 싶다.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운동 요법 등을 시행해 볼 수 있으나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뿐, 원래대로 허리를 일자로 펴주지는 못한다. 어릴 때 혹은 젊었을 때는 통증이 없더라도 중년 이후가 되면서 노화가 진행된다면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미리 미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

마지못해 진료실에 끌려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이 병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지만, 나중에 직접 겪은 후 깨닫기 전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자세를 고치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운동을 해서 신체 근육의 밸런스를 잡아 주는 것이 좋다.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약해지면 측만증은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적절히 운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측만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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