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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기록 위해 던졌다 부상이 발생하면 손해라 참았다."
이닝이 지날수록 폰트의 투구는 위력이 배가됐다. 5회가 끝났는데, 1루를 밟은 NC 타자는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7회말 박건우, 손아섭이 포함된 상대 1~3번 타순도 다 잡아냈다. 2이닝만 더 버티면 KBO리그 최초 퍼펙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폰트가 호투하는 사이 1점을 뽑지 못했다. 7회 무사 1, 2루 찬스를 날린 게 너무나 뼈아팠다. 폰트는 9회말까지 삼진 9개를 곁들이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다만, 경기가 0-0이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그저 KBO 역대 최초 9이닝 퍼펙트일 뿐이었다.
하지만 SSG는 마무리 김택형을 올렸다. 김택형이 2사 후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줘 역대 최초 '팀 퍼펙트' 기록도 깨졌다. 폰트는 퍼펙트 눈앞에서 그냥 승리투수에 만족을 해야 했다.
폰트는 경기 후 "스프링캠프부터 평소와 똑같이 시즌을 준비했다. 첫 경기부터 그걸 보여줘 너무 기쁘다"고 했다.
퍼펙트가 무산된 게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타자들이 점수를 못낸 건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던지는 동안 좋은 수비를 해줘 그 부분에 너무 감사했다. 오늘 9이닝 퍼펙트도 한 팀으로 만든 기록이다.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내 머릿속에 기억되는 기록을 남겼으니 상관 없다. 팀이 이겼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폰트는 10회 마운드에 오르고 싶지 않았나고 묻자 "마음은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첫 경기였다. 스프링캠프부터 100구 이상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기록을 위해 던졌다 부상이 생기면 손해니 참았다"고 밝혔다. 폰트는 9회까지 104개의 공을 뿌렸다. 폰트는 다시 한 번 40년 역사의 대기록 첫 번째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것에 대해 "팀이 이겼기에 실망하거나 그런 건 없다. 이 분위기를 이어 우승까지 가고 싶다"고 밝혔다.
SSG 김원형 감독도 "투구수를 고려해 폰트를 교체했다"고 짧게 코멘트했다. 주장 한유섬은 "팀이 승리한 건 기쁘지만 최고의 피칭을 보여준 폰트가 퍼펙트를 기록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번 시즌 스트라이크존 변화로 폰트가 수혜자가 될 거란 분석이 많았다. 워낙 타점이 높아, 높은쪽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면 위력이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폰트는 "올시즌 던지는 게 너무 편해졌다. 작년에 볼이 됐던 높은 직구들이 올해는 스트라이크다. 나에게는 너무 유리한 조건이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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