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걸음이 지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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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을 위한 걷기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플로깅'이다. 12월 1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플로깅'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7만2000개가 넘는다.
걷거나 달리는 도중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쓰레기를 줍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더 크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같은 시간 동안 조깅보다 플로깅의 칼로리 소모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처럼 건강과 환경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MZ세대의 주목도는 더 커지고 있다.
플로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착한 걷기'는 지자체는 물론 기업들에게도 최근 가장 '핫'한 친환경 테마 중 하나가 됐다. 호텔 등 레저업계에서 플로깅·비치코밍을 연계한 숙박 패키지를 내놓는가 하면, 아웃도어 패션업계 등에서는 친환경 산행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진행된 그랜드 조선 제주의 플로깅 이벤트나 롯데호텔 제주의 비치코밍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트렌드 확산에는 SNS를 통한 소통, 비대면 챌린지가 큰 몫을 했다. 함께 모여서 플로깅을 하지 않아도 인증샷을 통해 챌린지에 동참하고 '플로거'를 자처하는 MZ세대의 문화가 친환경 트렌드 확산을 이끌고 있다. KBS 환경 예능 '오늘부터 무해하게'와 JTBC '바라던바다' 등에 등장한 플로깅·비치코밍에서도 이같은 트렌드가 드러난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플로깅 행사에 참여했던 이지영씨(29)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일회용 용기 등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친구들과 함께한 플로깅을 통해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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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래드 호텔이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진행한 '서베이'에 따르면, '기업의 ESG활동이 제품 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97%에 달했다. 특히, 영향을 준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꼽은 이유 중 '환경 지키기에 동참하고 싶어서(7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친환경 행보의 '착한 걷기'는 ESG 경영을 펼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봉사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진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건강도 챙기고 의미있는 언택트 봉사·기부활동을 위해 '걷기 캠페인'을 펼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방식은 다양하다. 임직원들의 걸음 수와 매칭한 금액을 기부하거나, 목표 걸음 수에 도달하면 일정액을 기부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마일리지 측정과 기부 연결이 쉬워졌다. 기부금 사용처도 숲 조성, 취약계층 돕기 등 다양하다.
일례로, 현대백화점의 경우 반려동물과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더현대 플로깅 하트포도그(Heart for Dog)' 캠페인을 전개해 티켓 판매 수익금 일부를 유기견 필수예방 접종 활동을 위해 기부했다. SSG닷컴은 참여자 누적 걸음 수가 1억 보를 달성하면 회사가 1000만원을 기부하는 방식의 '쓱 드림 걷기 캠페인'을 통해 저소득 조부모가정 아동의 교육과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했다.
'걷기 기부'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참가자 또한 늘고 있다.
2019년부터 '헤이, 플로깅' 캠페인을 통해 환경재단에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플로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행사를 연 2회로 늘려 진행했다"면서 "올해 상반기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한 한정판 플로깅 패키지가 방송 7분만에 완판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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