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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 한다면 눈여겨봐야 할 '인증 마크'는?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1-11-23 10:09 | 최종수정 2021-11-24 08:51


최근 성분과 원재료는 물론 만든 기업의 ESG(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행보까지 체크하는 깐깐한 소비자들이 늘었다.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 소비'가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인증 마크'는 상품 구매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물론 특정 마크 안에서도 인증 기관이 다양하고 기관별로 조건과 절차에서 약간씩 차이를 보이지만,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대표적 인증마크에는 뭐가 있을까?


 ◇대표적 '크루얼티 프리' 인증 마크인 리핑버니, 페타버니, 추즈크루얼티프리 버니(왼쪽부터). 리핑버니는 북미주 대표 8개 동물보호 단체 연합인 CCIC(The Coalition for Consumer Information on Cosmetics) 인증으로, 더바디샵에서 리핑 버니 인증을 처음 받았고, 전세계 600 여개 이상 기업이 리핑 버니 인증을 가지고 있다. 페타버니는 국제 동물 권리 보호 단체인 PETA(The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의 인증 마크다. 추즈크루얼티프리 버니는 호주 동물실험반대 단체 CCF(Choose Cruelty Free) 인증으로, 러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물복지'부터 '크루얼티 프리'까지…동물 관련 인식 변화 두드러져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먼저 대두된 것이 동물 관련 인식 변화다.

최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농장동물의 사육환경에 관심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57.1%에 달했다. '농장동물의 복지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93.6%, '농장동물의 복지를 지금보다 향상시켜야 한다'는 응답은 90.0%로 집계됐다. 특히 동물복지 기준이 높은 축산물을 사용하는 회사(가맹점이나 가공식품회사)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도 91.8%로 나타났다.

이같은 동물 관련 인식 변화는 '소비 패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인증으로는 동물 유래 성분과 동물실험을 배제한 '비건' 인증이 대표적이지만, '동물복지'나 '크루얼티 프리' 등도 늘어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2012년 산란계부터 시작해 2013년엔 양돈, 2014년엔 육계, 2015년엔 젖소·한육우·염소, 2016년엔 오리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식음료 회사, 호텔 등을 중심으로 케이지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을 제품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케이지 프리(cage free)' 선언 또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화장품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토끼 모양 마크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크루얼티 프리' 인증 표시다. 크루얼티 프리를 상징하는 표시에 리핑버니, 페타버니, 추즈크루얼티프리 버니 등 토끼 이미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토끼를 이용한 안구 실험이 대표적인 동물실험이기 때문이다. 크루얼티 프리를 받기 위해서는 안정성 평가를 위해 동물 대체 시험법을 통과해야 하는데, 인체 세포를 배양해 만든 생체칩과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등을 활용한 실험을 거친다. 다만 안정성이 입증된 EU 데이터베이스 등록 원료 2만여개를 사용하면 실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비건, 크루얼티 프리 등의 인증마크를 카테고리화해 제공하고 있는 아이허브 코리아에 따르면, 비건과 크루얼티 프리 제품은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제품별로 전년 대비 30%~100% 이상 매출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비건 스낵 판매량은 전년대비 제품별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6배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이허브 코리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먹거리뿐만 아니라 화장품 구매시에도 비건과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깐깐하게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비건, 크루얼티 프리 같은 키워드는 먹거리 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재 전반에 걸쳐 구매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FSC 산림' 인증
탄소중립 각광…환경·지속가능성 강조 'FSC 산림' 인증 마크 등 눈길

최근 부각되고 있는 또다른 인증 마크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과 관련된 것이다.

에너지 자원의 투입과 온실가스,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한, 정부에서 공인한 '환경표지(환경마크)'와 '탄소발자국(저탄소제품 인증)' 친환경 녹색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FSC 산림' 인증 표시 제품이 포장재부터 패션, 자동차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ESG경영을 표방한 기업들이 업무용 용지와 친환경 제품의 패키지 등에 많이 쓰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FSC 산림' 인증은 국제 NGO인 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구축한 산림경영 인증시스템으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산림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천하는 산림경영자와 그 산림에서 생산된 목재 및 목재 제품이라는 것을 표시한다.

지난달 FSC가 밝힌, 전 세계 15개국(한국 포함) 소비자 1만2000명 대상 조사에서 '종이나 목재 제품을 살 때 산림파괴에 연관된 기업의 제품이면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8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에서 출시한 FSC 인증 대나무 화장지와 키친타올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3차 재생산에 들어갔으며, 10월 말까지 5만개 이상 판매됐다. 90일만에 25m가 자라는 대나무 특성상, 일반 펄프 두루마리 화장지 대신 대나무 화장지를 약 60개 사용하면 15년생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FSC 인증 제품의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녹색 소비'가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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