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기 출연으로 인한 관계의 아이러니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4시 36분
`부부사이에서 사돈간이 되려면….'
그런 상황을 한번 만들어보자. 일단 한 부부가 이혼해서, 각각 성별이 다른 자식들을 데리고 나가 호적을 달리하는 남남이 된다. 그 후 그들의 자녀끼리 결혼(당연히 결혼당사자들 간에는 `오빠－여동생'이나 `누나－남동생' 둘중 하나의 관계)을 하면 가능한 `엄청난' 패륜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무대는 새 일일드라마 MBC TV 드라마 `당신때문에'(극본 이금림, 연출 장근수).
패륜의 주인공은 바로 SBS TV `순풍산부인과'에서 명콤비로 열연중인 `오지명－선우용녀' 부부다.
물론 드라마에서 그런 내용 전개가 있는 건 아니다. 드라마에서 오지명은 자신의 아들 안수명과 장세미(성현아 분)를 결혼시킨다. 그런데 성현아가 이 드라마에서 `장애선'으로 나오는 선우용녀의 딸이다.
시청률 30% 전후를 자랑하는 SBS TV `순풍산부인과'에 익숙한 시청자들이라면 꽤나 어색하고, 묘한 느낌을 줄 만한 구도.
여기서 선우용녀는 자기의 딸인 성현아가 홀아비로 나오는 오지명 때문에 고생할까봐, 친구 김윤경을 오지명에게 적극적으로 밀어주기까지 한다.
갈수록 점입가경인 설정. 이제는 사돈 관계도 시원찮아 새장가까지 보내다니.
드라마라서 즐길 수 있는 `가상의 관계'. 매일 저녁 시청자들은 이제 또다른 흥미거리를 갖게 됐다.
[신남수 기자 del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