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한국판 레인맨 주인공 영화배우 A씨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4시 38분
사람들마다 숨겨진 비밀 하나를 간직하고 있는 법이다. 그 비밀이라는 것이 가족사일수록 더욱 가슴 속 은밀한 곳에 숨기기 마련이다.
특히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공인으로서 행동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연예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특히 스타의 자리에 오른 연예인일수록 자신의 비밀을 더욱 숨길 수밖에 없다.
그 `비밀'이라는 것이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니, 그런 인생을 살아구나'하며 감동의 주인공으로도 내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애써 비밀을 감추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지금까지 쌓아놓은 인기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더욱 감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사람들로부터 `칭찬'은 물론, 잔잔한 감동까지 불러일으키는 사연을 감출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영화계에서 내놀라 하는 스타의 반열에 확고하게 오른 영화배우 A씨의 슬픈 가족사에 관한 이야기다.
환하게 웃는 미소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지만 그를 볼 때마다 80년대에 소개된 영화 `레인맨'의 포스터가 떠오른다.
정상을 향해 질주하는 동생과 자폐증 환자인 형의 가슴 따뜻한 형제애를 그린 작품인데 지금도 선글래스를 쓴 톰 크루즈와 자폐증 환자 역을 리얼하게 보여준 더스틴 호프만이 함께 길을 걷는 모습이다.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면 으레 가족관계가 알려지기 마련인데 영화배우 A씨의 경우엔, 다른 가족을 소개하면서 형이 한 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빼놓았다.
이유는 호적에도 함께 올라있지 않기 때문. 하지만 분명히 그의 형이다. 그의 형은 그의 어머니가 임신을 했을 때 잘못 먹은 약의 부작용으로 선천성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다.
현재 그의 가족과는 따로 떨어져 사는데 두 사람의 우정의 `레인맨' 그 이상이다.
영화배우 A씨는 데뷔를 하면서 자신의 형이라고 떳떳하게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다. 지금이라도 그 사실이 알려지면 떳떳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싶어하지만 자신 스스로 그런 내밀한 가족사를 공개하기란 쉽지 않은 일.
그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선천성 장애를 앓고 있는 형과 함께 있는 시간. 바쁜 스케줄 때문에 자주 찾아보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좀처럼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없는 형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그의 알려진 얼굴 때문에 쉽지 않은 일임에도 놀이동산에도 스스럼없이 돌아다닌다.
한번은 압구정동에서 몸이 불편한 그의 형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여주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필자와 알고 있는 사이임에도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가슴 따뜻한 형제애를 나누는 두 사람의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