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쌍둥이 우승기원 '윷놀이 단합'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4시 34분
"모나와라, 모야 모야∼, 모다!"
"도만 안나오면 된다. 도만 아니면∼, 우왁 도야."
20일 진주 단목리에서 벌어진 LG의 `단목'행사. 시즌전 우승을 기원하며 구본무 구단주가 외가집이 있는 단목리에서 8년째 열고 있는 이번 행사의 `메인 이벤트'인 윷놀이 대회장이 시끌벅적하다.
선수단과 프런트직원 등이 8개조로 나뉘어서 진행된 윷놀이 대회는 상금이 두둑한 인기종목. 우승기원 고사를 지낸뒤 걸쭉한 막걸리에 한우 바비큐 숯불구이로 배를 채운 참가선수들의 눈길이 예사롭지가 않다.
구본무 구단주의 시윷으로 대회는 시작된다. 하지만 출발부터 터져나오는 웃음. 구본무 구단주가 윷을 던지는 순간 "모야"를 외치기로 했지만 몇몇 경상도 출신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튀어나온 말은 "뭐야".
어쨌거나 대회는 열려 1차전 통과팀끼리 메이저대회를 치르고, 탈락팀끼리 마이너대회를 벌이면서 시간이 갈수록 열기를 뿜는다.
잘나가다 `말'들이 모조리 잡혀 떨어진 팀들의 한숨, `도'만 나오면 이기는데 윷이 멍석을 벗어나 `낙'이 돼 결국 승부가 뒤집히면서 원망을 듣는 노찬엽 코치….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결승전이 아닌 탈 꼴찌전. 우승팀은 유택현이 조장인 8조로 결정이 됐지만 상금을 몰아주기로 한 7,8위 결정전이 진짜 양보가 없다.
뒤지던 7조의 유지현이 모와 윷을 연거푸 던지면서 전세는 역전되고 개만 나오면 승부가 끝나는 순간. 설마 도가 나오겠냐며 윳을 던졌지만 결과는 최악의 `도'. 결국 3조가 재역전, 유지현은 일순간에 역적이 되고 만다.
모처럼 웃고 지낸 하루. 선수들은 21일부터의 시범경기 해태전을 위해 아쉽게 자리를 끝내고 광주로 향했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