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실전투구 30개…투수코치'컨트롤 대만족'
기사입력 2000년 02월 15일 23시 01분
`야생마' 이상훈(29)이 미국 진출후 첫 피칭에서 최상의 평가를 받았다.
이상훈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포트마이어스의 보스턴 마이너리그 전용구장에서 주니치 시절이던 지난 10월 일본시리즈 대비훈련 이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실전처럼 포수를 앉혀놓고 피칭을 했다. 30여개의 직구를 던진 결과는 대만족. 이상훈의 운명을 좌우할 조 캐리건 메이저리그 투수코치의 입에서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15일 처음으로 포트마이어스 훈련장에 나타난 캐리건 코치는 이상훈과 첫 인사를 마치자마자 "구위를 직접 점검해보겠다"며 이례적으로 홈플레이트쪽에 앉아 포수 역할을 자처했다. 이상훈을 향한 팀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포수' 캐리건 코치는 까다로웠다. 안쪽 바깥쪽, 위 아래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미트를 갖다대며 요구한 위치에 공을 뿌리도록 지시, 이상훈의 혼을 빼놓았다.
약 7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캐리건 코치는 "공이 모두 원하는대로 정확히 들어왔다. 컨트롤이 뛰어났다"는 말을 통역 박승현씨를 통해 이상훈에게 전달했다. "몸을 잘 만들어놓았다"며 그간의 훈련과정에 대해서도 `OK' 사인을 냈다.
비록 직구만 던졌지만 릴리프의 기본인 제구력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더구나 캐리건 코치가 지미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이상훈의 등판 시기와 횟수를 결정할 인물이어서, `언제 내세워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 것은 앞으로의 메이저리그 생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지난 1일이후 캐치볼로만 어깨를 다듬어왔던 이상훈은 "첫 피칭이긴 하지만 매년 하는 일이라 새삼스런 느낌은 없다. 컨디션은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상훈은 앞으로 이틀에 한번씩 피칭을 하며 강도를 점차 놓여갈 예정이다.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