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조승연전무 - 일편단심 여자농구 사랑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5시 17분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조승연 전무이사（56）의 핸드폰이 요사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모 남자프로팀이 그를 사령탑으로 영입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난 뒤부터의 일이다.
최근 SBS가 김인건 KBL（한국농구연맹） 기술위원장을 영입한데 이어 최종규 전 대우 감독이 나래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일기 시작한 복고풍의 영향을 받은 듯한 풍문이었다.
사실을 확인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조전무의 답변은 간단명료하다.
"그럴리가 있겠어요."
알려진대로 조전무는 정통 여자농구인.
지난 77년 삼성 여자농구단（삼성생명 농구단의 전신）의 창단 코치를 시작으로 20여년을 `여탕'에서만 지내왔다.
김화순 최경희 등을 이끌고 지난 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일궈냈던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
물론 `남탕'으로 옮길 기회도 여러차례 있었지만 조전무는 "여자농구에 뼈를 묻기로 마음을 굳혔다"며 고사해왔다.
90년대 이후 남자농구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지고 IMF 구제금융의 여파로 실업팀들이 줄줄이 문패를 내릴 때도 그는 여자농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지난 1월 WKBL이 프로로 출범한 것도 조전무가 흘린 땀의 결실.
그런데 난데없는 소문이 돌아 "그동안 동고동락해온 동료와 후배들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조전무는 하소연한다.
불과 2년전까지 13개였던 팀이 현재 5개밖에 남지 않아 대회마다 외국팀을 불러야 하는 고충을 겪는다는 조전무는 얼마전 고육지책을 내놨다.
"남자프로팀을 보유한 기업이 여자농구팀을 창단한다면 남자팀에서 무료로 봉사하겠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