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몸쪽 높은 직구…마음껏 휘둘렀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4일 01시 51분
2－2인 7회초 2사 1루에서 롯데 3번 박정태가 타석에 섰다.
마치 독사가 먹이를 노려보는 자세로 바짝 엎드린 박정태. 타석에 잔뜩 웅크린 채 슬금슬금 방망이를 돌린다.
그리고는 왼손을 방망이에서 뗀 채 호흡을 가다듬곤 독사가 먹이를 낚아채듯 벼락같은 스윙이 이어진다.
현대 투수 정명원은 고개를 떨구고, 박정태는 오른손을 치켜든다.
결승 좌월 2점홈런이 터져나오는 순간이었다.
"볼카운트 1－1에서 직구타이밍이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길래 마음껏 휘둘렀다."
올시즌 1호 홈런을 시원스럽게 장식한 박정태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데도 잘맞은 공이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불운했는데 이 한방으로 막힌 구멍이 확 뚫린 기분"이라고 활짝 웃었다.
박정태는 국내선수 가운데 알아주는 `악바리'로 통한다.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순간적인 폭발력은 단연 최고.
그동안 4번 호세와 5번 마해영의 호조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롯데는 박정태마저 가세함에 따라 더욱 강력한 중심타선을 갖추게 됐다.
롯데의 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인천＝김대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