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배를 타고 낭만이 있는 청평사로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6시 18분
배를 타고 가는 낭만이 있어 데이트족들이 많이 찾는 이곳.
오후 6시분쯤 소양댐∼청평사간 뱃길이 끊기면 섬아닌 섬이 된다.
막배를 놓친 젊은이들은 어찌할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른다. 때를 기다렸다는듯 아주머니가 다가와 다음날 아침 첫배 시간을 알려주며 숙박을 권한다.
여자측에서 "방법이 없느냐"고 아무리 애원해도 고개를 가로졌는 아주머니도 남자쪽에서 "정말 나갈 수 없느냐"고 물으면 반신반의하며 진위여부를 재확인한뒤 "모터보터를 부르면 된다"고 알려준다.
그러나 모터보터도 오후 8∼9시를 넘으면 끊겨 MT온 학생, 등산객들도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지내야해 청평사의 낭만을 추억으로 간직한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래서 일부 `흑심품은 남성'들은 의도적으로 청평사를 데이트코스로 택하기도 한다.
청평사 뱃터에서 청평사까지 30여분 걸리는 옛길 주변에는 작은 돌로 쌓아올린 탑들이 많다.
매표소∼청평사 구간의 돌탑은 각종 소원을 담은 탑이 많은 반면 숙박촌∼뱃터 사이 길가 곳곳에 쌓여져 있는 돌탑은 청평사에서의 사랑을 변함없이 간직하자는 맹세의 탑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그러나 이제 청평사는 더이상 배없으면 오갈 수 없는 `육지 섬'이 아니다. 최근 화천군쪽에서 청평사 뒤로 가는 6.7㎞ 도로가 뚤렸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있었던 길이었으나 굴곡이 심한 비포장도로여서 트럭조차 통행하기 어려웠던 곳. 그러나 작년 가을무렵부터 시멘트(1.4㎞), 비포장(1.6㎞), 아스팔트(3.7㎞)로 단장돼 승용차도 쉽게 다닐 수 있다.
뱃길보다 거리는 멀지만 배를 기다리는 시간등을 감안하면 거의 시간차이가 없다.
춘천시에서 오음리사거리(얼핏 삼거리로 보임)에 이르는 도로의 경우 옆 산의 정상이 어깨높이로 나란히 보일 정도로 오르막이 이어지다 급경사의 내리막이 계속되는 속칭 `천당과 지옥길'로 이색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청평사:973년 고려 광종에 창건된 고찰로 1557년 보우대사가 중건시 중문으로 건축한 회전문(보물 164호)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오봉산:해발 779m로 다섯개의 봉우리가 청평사 뒤로 우뚝 솟아있다. 완주하는데는 3∼4시간, 비교적 평탄한 네봉까지 다녀오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세종호텔(춘천)에서 숙박 등이 포함된 오봉산 패키지(1인 2만원)를 판매하고 있다. (02)779-5555
▲뱃시간:소양호 뱃터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항하며, 청평사 출발 막배는 오후 6시(계절에 따라 운항시간이 바뀜). 왕복 2천400원. (0361)242-2455.
▲먹거리:닭갈비와 막국수가 으뜸. 이중 닭갈비의 진수를 맛보려면 24개의 업소가 밀집해 있는 춘천시 명동 뒷골목 `닭갈비 거리'가 좋을듯.
갖은 양념에 버무려 철판에 굽는 닭갈비는 소스가 맛을 좌우하는데 이곳 청산닭갈비(0361-244-0034)의 경우 15종류의 양념이 맛의 노하우.
주인 이경자씨(46)는 "양념 하나하나의 비율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며 "명지산 계곡수로 담은 동치미의 톡쏘는 맛이 닭갈비와 잘 어울린다"고 자랑.
뼈있는 닭갈비는 1인당 7천5000원, 뼈있는 것은 1인당 6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