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임펙트] '인류의 종말'그린 스펙터클 대작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14시 14분
드림웍스가 올해의 야심작으로 내놓은 `딥 임팩트'(Deep Impact)는 이 가정에서 출발한다.
세기말의 시점에서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우주를 떠돌던 혜성과 지구의 충돌이 `딥 임팩트'의 영화적 모티브. 여성감독 미미 레더는 이 소재로 `재미와 감동'을 주는 `미국영화'의 전형을 만들어냈다.
때마침 오는 2028년 10월27일 우주의 소행성이 지구와 상당히 가까운 거리를 두고 통과할 것이라는 뉴스도 있어 `가상의 현실화'를 체감하는 스릴도 만만찮다.
그러나 미미 레더는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가르침을 영화에 반영한다. 재난영화의 틀 속에서 재난의 스펙터클한 묘사와 더불어 인간애, 특히 가슴 뭉클한 가족의 사랑을 그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성앵커 제니(테아 레오니)는 재무장관의 돌연한 사임을 추적하던 끝에 엄청난 사건이 배경에 있음을 알게 된다. 엄청난 사건이란 바로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는 혜성의 지구충돌.
드디어 대통령(모건 프리먼)은 TV생방송으로 이를 알린다.
"이 혜성은 현재 지구와 충돌궤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뉴욕만한 크기에 무게는 5천억톤에 이른다. 충돌예상은 지금으로부터 10개월 뒤, 충돌지점은 대서양."
혜성을 파괴하기 위해 핵우주선 `메시아호'가 우주로 쏘아올려진다. `메시아호'에는 화려한 우주비행경력의 키니 선장(로버트 듀발) 등이 탑승, 귀환가능성 없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우주와 지상을 오가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지구종말의 긴박한 상황을 묘사한다.
TV로 생중계되는 혜성폭파작전. 하지만 핵폭발로 혜성은 두 조각이 났을 뿐, 지구를 향한 충돌비행은 멈추질 않는다. TV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다.
대통령은 긴급조치를 발동한다. 인류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생존계획도 발표된다.
100만명이 2년간 살아갈 수 있는 지하요새에 입주할 인력을 컴퓨터로 무작위 선정한다는 것. 이미 20만명의 과학자와 문화예술인 등 전문인력은 선정됐으며, 50세 이상은 제외된다.
지하요새 입주 선정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이웃들. 심지어는 부모와 자식이 헤어지기도 한다. 실낱같은 가능성을 믿고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들의 아비규환 피난행렬.
메시아호의 우주비행사들은 지상의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을 껴안고 있다. 사랑한다."
스필버그사단의 상상력은 테크놀로지에서 극치를 보여준다. 한번도 접근해본 적 없는 혜성을 찍어낸 것이나, 혜성의 대서양 충돌이후 뉴욕 등 전 도시를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해일장면 등은 최근에 보여졌던 특수효과중 최고다.
미미 레더는 여성 특유의 감성을 곳곳에 배치, 재앙 앞에서도 꿋꿋하게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제까지 메이저영화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대통령을 흑인으로 설정한 미미 레더의 배짱과 휴머니즘이 특히 인상적이다.
◇영화평론가 별점
양윤모_★★★, 전찬일_★★★1/2, 박보영_★★★★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