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용정보관리소]'자신감 없으면 재취업 못해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07일 16시 03분
구직자 150만명 시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직자만큼 취업 상담 창구는 언제나 만원이다.
우울한 이들에게 취업 길잡이를 하는 `안내원'.
노동부 중앙고용정보 관리소 여성 명예직업 상담원 박향순씨（42）.
전직 중학교사. 보수없는 자원 봉사자다.
YWCA 청소년 종합상담실 등 4군데에서 일정 과정을 수료한 뒤 작년 3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박씨는 요즘 하루 40여명의 실업자들의 취업과 창업 상담을 하느라 쉴 틈이 없다.
"20명의 근로자를 두고 건설업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고 오갈데 없어진 전수진사장（가명．50．양천구 목동）을 집에서 1시간 떨어진 김포의 한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알선해 주었는데 너무나 고마워 하더군요"라고 말끝에 힘을 준다.
또 박씨는 "조사 전문 기관에서 팀장으로 일했던 권모양（25．영등포구 당산동）은 아예 전자회사 생산직을 택하는 용기（?）를 보여 상담하던 저도 놀랐습니다"고 상담 비화를 소개했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무시한 채 전문직만을 고집하는 막무가내형 구직자가 가장 피곤하다는 박씨는 "35세 전이면 실직 기간을 1∼2년으로 잡고 직업 훈련 기관을 찾아가라"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자격증과 기술을 2∼3개 익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그리고 생계가 곤란한 구직자는 낮엔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직업훈련기관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재취업률이 14％. 전문직 재취업은 0％.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보다 더 어려운 게 취업문이다.
이 길을 안내하는 박씨의 심정은 구직자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박씨의 남편, 그도 3월 1일 S그룹 부장직을 그만 두고 지금은 구직자 대열에 서 있단다.
그래서 박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다.
상담전화 （02）676－6687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