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수읽기 '득도' 20승 파란불
기사입력 1998년 03월 22일 18시 17분
`코리안 특급' 박찬호（25·LA 다저스）가 발군의 수읽기로 20승을 예고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포트 로더데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5이닝 1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한 박찬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모두 22이닝 동안 방어율 2.05.
빠른 경기 진행과 힘을 절약하는 `야구 경제학'을 통달한 느낌이다.
특히 2천478게임 연속 출전으로 메이저리그의 전설로 자리잡은 칼 립켄 주니어와의 대결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첫 타석에서 초구에 3루 땅볼로 처리한 립켄을 두번째 타석에선 빠른 직구로 승부하다 볼카운트 2_2에서 파워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영리하기로 유명한 알로마와의 대결에서도 박찬호는 당당했다.
전광판의 볼카운트가 잘못되자 켄 카이저 주심에게 이를 계속 어필하며 신경전을 펼치더니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꽉찬 강속구로 삼진을 솎아낸 것.
그러나 박찬호는 다저스 타선이 오리올스의 우완 덕 드라벡에게 6회까지 1안타로 밀려 0대1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왔고, 3대2로 다저스가 역전승해 승패와는 무관했다.
메이저리그 3년째인 박찬호의 수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진 이유는 상대 타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 변화구의 안정된 제구력, 그리고 자신감 때문.
자신의 강점인 강속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컨트롤이 몰라보게 좋아진 변화구로 허를 찌르는 두뇌 피칭이 돋보인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박찬호를 가장 위협적인 투수로 만들었다.
올시즌 박찬호의 선발 예상 경기수는 대략 35번.
수읽기에 눈을 뜬데다 자신감까지 치솟아 20승이 결코 꿈이 아닌듯한 느낌이다.
박찬호는 오는 26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시범경기 최종전에 선발 등판한다.
[포트 로더데일(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