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애완견 초상화 유행
기사입력 1998년 03월 15일 15시 45분
수명이 다해가는 늙은 애완견의 초상화를 남겨 사후에도 사랑하는 동물의 모습을 기리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애완견 초상화 전문업체 `마른 개구리와 착한 사마귀'는 최근 경기도 일산 이창훈 동물병원, 안산 원곡동물병원 등에서 애완견 초상화 전시회를 열고 초상화 10여점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출품작 가운데엔 가수 양희은씨가 기르는 코가 납작한 중국산 강아지 퍼그를 소재로 한 8호짜리 초상화도 있다.
이 업체는 지난달부터 주문판매를 통해 `애동초'（애완동물초상화）라는 브랜드로 애완견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어 애완견 애호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애동초의 특징은 데생이나 유화를 통해 애완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
초상화는 사진과 달리 겉모습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담아낼 수 있고 색이 바래지 않는데다 전문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예술적인 소장 가치도 높다.
8살짜리 `늙은'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의 주문이 적지 않은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
이 회사의 사장이자 유일한 영업사원인 김영배씨는 "시장조사 결과 불황이지만 애완견을 위해 돈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하는 비싼 애완견을 가진 부유층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문을 받으면 계약해놓은 미대 졸업생들에게 애완견 사진을 전달, 초상화를 그리도록 한다.
데생을 하는데 3일, 유화를 완성하는데는 1주일이상 걸리는 등 제작기간이 길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주문을 받을 수는 없어 제작 편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가격은 작품 크기와 화법에 따라 달라지지만 4호짜리 초상화가 데생은 8만원, 유화는 10만∼15만원선이다.
김씨는 애완견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은 사무실 없이 전화 한대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IMF 시대에 무자본으로 시작하기에 알맞은 업종이라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