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대식가 전이경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한국의 여자 쇼트트랙선수들은 `숏다리'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듯 체구가 아주 작다.
얼핏보면 `저런 가냘픈 체구를 갖고 운동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양은 나가노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다른 종목선수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중에서도 최고참인 전이경（22．연세대 3）의 경우는 특히 식사량이 많아 여자선수중 최고의 `대식가'로 통한다.
전이경은 국내에서 훈련할 때도 점심시간에 갈비 5인분을 먹은뒤 된장찌개에다 밥을 큰 공기로 한그릇은 먹어야 "아, 좀 먹은 것 같다"고 말할 만큼 많이 먹는 선수로 선수단에서 유명하다.
빙상경기연맹의 박성인 회장이 태릉선수촌 부근의 갈비집으로 선수들을 데려가 회식을 시켜줄때도 마지막 메뉴인 수정과까지 모두 남김없이 먹는 선수가 바로 전이경이다.
이곳 나가노 선수촌에서 나오는 음식중에는 불고기는 물론, 우동과 깍두기 등 한국선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아 전이경과 같은 `대식가'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며칠전 화이트링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전이경에게 "음식이 그렇게도 입에 당기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훈련을 많이 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는 힘은 먹는데서 나오는 것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훈련을 할때는 체하지 않을만큼 많이 먹습니다."
쇼트트랙의 `9단'다운 철저한 `식사철학'이다. [나가노＝김석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