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백대현 3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제9보(101∼121)＝전보 마지막 수인 백 △의 폭탄 투하는 깊은 수읽기에 의한, 어떤 결과를 훤히 내다보고, 결행한 수가 아니다. 단지 현재 국면이 심상치 않고 뾰족한 백의 응수가 마땅하지 않아 던져본 수이며 `공격은 최선의 방어'임에 착안한 그런 수다.
풀어 설명하면 백 5로 늦추어 받자니 굴복이자 흑의 주문일 뿐 만 아니라 당장 흑 9, 백 `가', 흑 `나'로 끊어오면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즉 백 @는 프로의 감각적 승부수로 이 수에 불과 3분밖에 투자하지 않은 점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흑 1 이음은 당연하며 백 2로 째고 나온 수는 이제 내친 걸음이다. 그러나 흑 3으로 꼬부리자 졸지에 백의 응수가 난감해졌다. 한수로 여러 곳 백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한 수단이 없는 모습. 백 4에 흑 5가 여전히 백의 폐부를 찌른다. 한마디로 백은 흑에 역습을 당해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인 꼴이 아닐 수 없다.
9까지 장대말인 하변 백 석점마저 흑의 수중에 떨어져서는 백의 절망이다.
물론 백도 10으로 붙여 우변에서 그 대가를 구해보지만 흑 11 이하 대응이 또한 기민했다. 19까지 기분좋게 선수로 처리한 뒤 흑은 21로 급소를 짚어 갔는데 이 수로는 전보에서도 언급했 듯이 `다'로 끊어 잡아두었으면 알기 쉬웠다. 그러면 `다'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해 보겠다.
[참고도 1] 백 1로 단순히 수상전에 들어가는 것은 8까지 백의 한수 부족이다. 그러나 백엔 X참고도 2〉 1로 붙여가는 맥점이 노림수. 이에 흑은 2로 이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백 3으로 이젠 수가 나는 것. 즉 패맛이 남는데 그것이 끝내 문제가 됐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