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4개산 종주등반 '각광'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해 뜨는 불암산에서, 해 지는 북한산까지.'
수도권 등산인들 사이에 `사개산(四個山) 종주등반'이 각광받고 있다.
사개산이란 불암산(508m)_수락산(637m)_도봉산(739m)_북한산(836m) 등 `4개의 산'을 산맥 개념으로 한꺼번에 아우른 명칭.
서울과 경기도의 북동쪽 경계를 이루는 사개산에서는 요즘 심심찮게 종주팀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주말엔 PC통신 하이텔 등산모임인 `산사랑'의 회원 200여명이 도전, 25%인 50여명이 완주했다.
동쪽 불암산에서 출발해 서쪽 북한산까지 능선을 타고 한번에 주파하는 이 산행 코스는 40여㎞에 달해 쉼없이 산을 타도 20시간이 넘게 걸리는 고행길.
80년대 전문산악인들이 고산등반에 필요한 지구력과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이 코스를 개발했지만, 요즘은 주말 등산객들이 애용하고 있다.
종주 시발점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화접리 불암산.
불암사를 거쳐 불암산 정상에 오른 뒤 덕릉고개를 넘어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에 걸쳐있는 수락산으로 옮겨 걷는다.
수락산과 도봉산 사이에는 서원천이 흐르고 있어 산맥이 끊겨있지만 지하철 회룡역쪽으로 내려가 회룡골∼회룡폭포, 그리고 포대능선을 타고 도봉산의 꼭지점 자운봉까지 간다.
자운봉에서는 원통사를 거쳐 우이동까지는 내리막길.
우이동에서 북한산 최고 인기코스인 백운대∼용암문∼대동문∼대성문길을 타고 달려 종로구 구기동까지 내려오면 대장정의 막이 내린다.
달포를 벼르다 지난 15일 도전했다는 김상호씨(34．회사원) 일행은 종주를 마친 뒤 "마치 지리산 종주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 등산을 좋아하는 직장동료들인 김씨 일행은 토요일 퇴근 후 오후 5시에 불암산을 출발, 이튿날 오후 4시에 토요일 북한산 구기동에 도착했다.
꼬박 23시간이 걸린 셈.
이들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백두대간 종주 대신 사개산을 택했다"며 "고저차가 심해 다리가 아프고 잠을 못자 졸리지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사개산 종주를 하려면
언제 출발하든지 산에서 밤을 맞게 되므로 헤드 렌턴은 필수품. 여벌의 배터리도 준비한다.
산에서의 취사는 불법이지만 그린파크 주변 등 산 입구에서 간단하게 라면 등을 끓여먹을 수 있다.
그러나 배낭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므로 버너나 코펠을 빼고 칼로리가 높은 떡, 곶감, 초콜릿, 치즈 등을 준비하고 보온병에 따뜻한 국물을 넣어가면 좋다.
다음날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시각은 오후 4∼5시로 하는 것이 적당.
근교 산이라도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므로 우모복 등 든든한 보온의류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