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대행업] '삐삐음성 메시지 대신 녹음'등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삐삐 음성메시지를 대신 녹음해 드립니다." "종이학을 대신 접어드립니다." "책을 대신 읽어드려요."
별난 대행업을 개발,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 아이템은 아르바이트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정도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은 단순 업무 위주.
광고비 절약을 위해 천리안 하이텔 등 컴퓨터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는 것도 이들 사업의 공통점이다.
사설영어학원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그만둔 자칭 삐삐자키 서종원씨(27)는 최근 각종 성대모사를 동원해 고객이 지정한 삐삐의 음성사서함에 재미난 메시지를 대신 남겨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서씨는 "화가 난 여자친구를 풀어 주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삐삐에 메시지를 남기는 것보다 제3자가 재미난 말을 남기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좋다"며 "생일에도 간접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남겨주는 것이 상대방을 더 기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인에게 정성이 깃든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못하는 이들을 겨냥한 `애정표시 대행업'도 등장했다.
주요 컴퓨터통신 게시판에는 "2만원만 주면 종이학 천마리를 대신 접어 주겠다" "자가용 트렁크에 넣어뒀다 연인을 놀라킬 수 있게 풍선 50개를 대신 불어주겠다" 등의 문구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어린이, 장애인, 무의탁 노인 등을 위해 책을 읽어주겠다는 사람도 출현했다.
천리안의 한 통신인(BAMTOL)은 "사회봉사단체에서 유치부 교사를 하면서 동화구연을 한 적이 있어 책을 감칠맛나게 읽는데는 자신이 있다. 보수는 주는대로 받겠다"는 메시지를 올려놓고 고객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2만원만 내면 출장 세차 서비스를 해 준다는 사람이 나와 마이카족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별난 대행업들은 투자비 없이 몸만 있으면 가능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