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넘는박달재] '뮤지컬 부녀' 나란히 주인공
기사입력 1997년 05월 18일 14시 42분
올 5,6월 초대형 무대로 손꼽히는 뮤지컬 무대에서 부녀(父女)가 동시에 주인공을 맡아 화제다.
아버지 양재성(52)은 우리전통의 뮤지컬인 악극, 딸 소민양(21)은 현대적인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각각 출연하는 것.
양재성은 오는 21일부터 6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울고 넘는 박달재'(김상열 작, 연출)에 주인공 준호로 등장, 비련의 사랑을 선보인다.
소민양은 삼성영상사업단이 6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역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배해일 연출)에 주인공 페기로 데뷔하는 것.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요. 잘 할수 있을 지 걱정이 돼서요. 첫 데뷔무대가 화려하고 큰 뮤지컬이라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성실한 배우가 되었으면 해요."(양재성)
"요즘 10시간 이상 연습에 열중이에요. 아빠가 배우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되구요. 노래, 춤, 연기가 어우러지는 뮤지컬은 매력만점이에요."(양소민)
양소민은 지난 3월에 있은 오디션에서 2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주인공으로 선발된 행운아.
양재성은 지난 1970년 극단 가교에 입단한 이후 `방화범'으로 데뷔했으나, 주인공은 3년 후인 `환타스틱스'의 마트역을 맡은 게 처음.
자신은 데뷔 후 3년만에 주인공을 맡았지만 딸은 주인공으로 데뷔해 몹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양재성은 이번 무대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 `고향은 내사랑' `달맞이 꽃' `타향살이' `안녕' 등 우리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노래를,
소민양은 발랄하고 경쾌한 주제곡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신세대 감각에 맞는 노래를 불러 대조를 이룬다.
양재성은 딸에게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똑같은 정성과 마음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평소 연기자인 아빠를 존경한다는 소민은 이번 무대출연으로 아빠의 인생을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안에는 다정스런 부녀, 무대에서는 27이란 시간차이를 둔 선,후배로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이 몹시 아름다워보인다.
공연문의:`울고 넘는 박달재'(369_2916), `브로드웨이 42번가'(508-8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