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2년차 징크스 흔들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부천 유공의 러시아 골잡이 세르게이（27）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아디다스컵에서의 부진에 이어 지난 4월26일 목동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정규리그 개막전（1대1）에서 페널티킥마저 헛발질, 자존심을 긁힐대로 긁혔다.
아디다스컵에서 2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천양지차.
2골 또한 신생팀 대전과 대량득점을 했던 LG전（4월12일．7대1 승）서 뽑아낸 것이어서 사실상 세르게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세르게이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한국 데뷔무대였던 아디다스컵에서 5골을 기록,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고 정규리그서는 17골을 기록, 1골차로 아깝게 일화 신태용에게 득점왕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신태용보다 1골 많은 22골을 기록해 실질적인 득점왕이었다.
세르게이의 이같은 `2년차 징크스'는 먼저 자신의 기량이 많이 노출된데 원인이 있다.
지난해와 달리 세르게이는 매 경기마다 2∼3명의 전담 마크맨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족쇄를 풀어줄 만한 `도우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원식 윤정춘 `듀오'가 있지만 측면공격에 초점이 맞춰 있을 뿐 세르게이의 활동반경을 넓혀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키 큰 신인 박성철（1m90．동아대졸）에게 잔뜩 기대를 걸어봤지만 새내기로서 한계가 분명했다.
여기에 세르게이는 아직도 2년차 장애물을 극복할 만큼 변신을 못하고 있다.
문전돌파시 스피드가 떨어지고 동작이 크다보니 상대 수비수들에게 쉽게 공격루트를 간파당한다.
그러나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세르게이는 자신감을 흩뜨리지 않고 있다. "내 자신만큼이나 상대 수비수들도 많이 노출된 것 아니냐"고 맞받아치는 세르게이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