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썬더스] 늦바람이 더 무섭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3일 14시 42분
프로농구 수원 삼성 썬더스의 `늦바람'이 심상치 않다. 한때 6연패（連敗）의 깊은 수렁에 빠져 긴 한숨을 내쉬어야 했던 삼성. 하지만 최근 4게임서 3승1패의 눈부신 전과（戰果）를 거두며 실낱같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줄기 등불을 밝혔다. 특히 12일 벌어진 선두 나래와의 홈게임서 가슴 졸인 4쿼터 접전을 딛고 일어나 93대84로 승리, 일대파란을 일으켰다. 삼성의 대반란은 용병과 기존선수간의 손발이 척척 들어맞고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비롯됐다. 시즌 초반 킹과 비어드 두 외국인 선수는 팀플레이를 망치기 일쑤였다. 확률 높은 세트오펜스는 고사하고 각개격파하듯 너도나도 공격에 가담, 득점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한달여의 혹독한 시련기를 겪으면서 조금씩 팀워크가 나아졌고 벼랑끝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비장한 각오까지 불붙었다. 지난 6일 나산전에서 23일만에 꿀맛같은 승리를 연출한 삼성은 이어 현대마저 격파, 2연승을 달렸다. 최강 기아에 3점로 석패했으나 다시 `파랑새'를 잡으며 `천둥번개'의 녹록지 않은 위력을 과시했다. 앞서 나가다 뒷심부족으로 번번이 역전패 당하던 아픈 기억은 완전히 털어냈다. 상대 주득점원을 더블팀으로 철저히 봉쇄했고 루스볼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을 던졌다. 비어드는 페이스 조절로 체력문제를 해결했고 킹도 전의를 불태우며 리바운드를 잡아냈으며 김희선 노기석 강양택 박상관의 분전도 돋보였다. 13일 현재 삼성의 게임당 평균 실점은 96.3점이지만 최근 4게임서는 평균 74점만을 허용, 달라진 수비력을 입증시켰다. 삼성 최경덕 감독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해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앞으로 남은 6게임서도 수비위주의 전술로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