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돈이 문제냐' 이승엽의 후배사랑
기사입력 1997년 03월 13일 14시 41분
"어휴, 말도 마세요, 진드기예요 진드기." 삼성 （21．사진）이 아끼던 방망이를 후배에게 `강탈'당했다. 살살 눈웃음까지 쳐대며 을 꼬드긴 주인공은 LG 고졸신인 손지환（19）. 팀선배 심재학의 `보물 1호' 방망이를 낚아챈 전력이 있는 방망이 수집의 전문가다. 과 손지환은 곱상한 외모에 천재적 야구소질까지 두루 갖춘 팔방미인. 2년차이긴 하지만 경북고, 휘문고시절때 만나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프로입단후부터 의 방망이에 잔뜩 눈독을 들이던 손지환은 마침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양팀이 똑같이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갖게 된 것. 지난달 27일 출국전 김포공항에서 만났으나 `보는 눈'들이 많아 1차시도는 불발. 2차시도는 지난 9일 양팀이 오키나와 고자구장에서 가진 연습경기에서 이뤄졌다. 게임을 끝내자마자 삼성 숙소로 득달같이 달려간 손지환은 연신 `야, 방망이 좋다'를 외쳐댔다. 꿈쩍도 않고 방망이만 만지작거리는 손지환의 넉살에 은 쓰린 가슴을 달래며 `애장품 1호'를 건네 줄수 밖에 없었다. 장갑 한 켤레와 손목 보호대를 덤으로 얹은 채. 손지환이 떠나며 던진 한마디는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 "형, 13일 경기때 또 올테니까 2∼3개 더 부탁해." 얄미울 정도로 자신의 물건을 탐내지만 은 미움보다 사랑이 앞선다. "고졸 선수끼리 잘해야 될텐데…. 타격만 잘된다면 돈이 문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