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LG안방 걱정마
기사입력 1997년 02월 24일 14시 18분
`수비형이냐, 공격형이냐.' 프로 7년동안 LG 포수 （29）가 `햄릿의 고민'을 떨치지 못했던 이유는 재주가 두루 뛰어난데 있다. 첫해인 90년에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93년부터 3년연속 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노련한 투수리드는 해마다 빛을 더했고 파워넘치는 방망이는 하위타선의 믿음직한 버팀목. "내가 국내 최고 포수"라는 넉넉한 자부심은 당연했다. 그러나 어느새 슬금 슬금 말꼬리가 붙었다. `수비가? 공격이?' 팀내 백업맨 （27）의 미트질이 한결 안정됐다는 소리가 새나왔고 작년에는 쌍방울 박경완（24）이 총알 송구를 뿌려대 어깨가 약한 의 기를 죽였다. 홈런 15개를 치긴 했지만 타율 2할1푼에 불과한 박경완이 `열명의 3할타자가 부럽지 않다'는 찬사 속에 골든글러브를 앗아간 것도 의 자존심에는 큼직한 생채기. "올해 목표는 수비에서 최고 포수 자리를 되찾는 겁니다." 갈팡질팡하던 조종간을 단단히 붙들어 맸다. 올해는 듬직하게 안방부터 지켜내 마운드 재건을 이끌 각오다. "타격이 예년과 비슷했는데도 저 때문에 팀이 부진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팀의 기대치를 새삼 생각했죠." 작년 시즌 막판의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의 몸상태는 현재 베스트의 80％ 수준. 정상훈련을 소화하면서 어깨와 옆구리 강화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어느 때보다 송구동작과 수비 포메이션 훈련에 열중이다. 타격 욕심은 부쩍 줄었지만 부드럽게 때려대는 덕분인지 비거리는 오히려 늘었다. 한손에 미트 끼고, 한손에 방망이 쥐고. `한쪽 눈을 감았지만' 여전히 할 일은 두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