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현대 애타는 수소문
기사입력 1997년 02월 15일 16시 14분
`돌아오라, 이영주.'
대전 현대 다이냇이 슈팅가드 이영주（31．1m83）를 애타게 찾고 있다.
현대와 이영주는 지난달 31일로 마감된 연봉계약을 하지 못했다.
이영주는 연봉 9천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8천만원을 고집했다.
끝내 타협이 이뤄지지 않자 이영주는 은퇴 의사를 밝히고 팀을 떠나 버렸다.
그뒤 구단이 백방으로 그를 수소문했으나 이영주는 15일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
이영주와 함께 팀을 이탈했던 정경호는 연봉 조정신청을 내고 2게임만에 복귀했으나 이영주는 끝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산고－를 거쳐 지난 89년 현대에 입단한 이영주는 국가대표까지 지낸 베테랑으로 현대에선 8년차 최고참이다.
어려운 시기에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왔고 96∼97농구대잔치서는 주장으로 팀을 리드하며 6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영주가 팀을 이탈한 진짜 이유는 1천만원의 몸값 차이보다는 자존심 문제가 더 크다.
이영주는 구단측에 `3년 계약'을 요구했고 구단은 `1년 계약'을 제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영주의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구단측이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하는 등 섭섭하게 대한 것.
여기에는 오는 6월 조성원 등이 상무에서 제대, 팀에 복귀하면 이영주가 별로 필요치 않다는 `계산'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일종의 `토사구팽'인 셈.
현대가 1승 4패를 기록하는 등 초반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건 때문에 팀 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돼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던 정진영 유도훈 등과의 계약을 마무리 지은 현대측은 뒤늦게 주위의 비난 여론을 의식, `이영주 찾기'에 나섰다.
슈팅 가드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살려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과연 이영주는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지으며 현대의 숙소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올 것인가.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그가 `프로 농구 최초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