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서승만 (1)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16분
"도대체 이란 개그맨이 누구길래 저렇게 야단이냐！" 연말 96 코미디대상 시상식이 생방송으로 나간 이후 나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과 궁금증은 의외로 컸다. 무대에 오른 수상자들이 너나없이 모두 `에게 감사한다'는 멘트를 빠뜨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허리케인블루'라는 이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신인상을 수상한 김진수가 맨 먼저 "오늘의 영광은 서승만 선배 덕분"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후 우수상을 받은 과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 같은 멘트를 했고 이날 하이라이트인 대상 수상자 도 "서승만 선배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나에 대한 멘트가 있을 때마다 카메라 아저씨는 방청석에 앉아 있는 내 얼굴 표정을 비추려고 수고 했지만 당사자인 난 그저 쑥스러울 뿐이었다. 의 말엔 내가 나란히 대상 후보로 올랐던 점을 다분히 염두에 두었을 터지만 `고맙다'고 한 것은 왜 그랬을까.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것은 바로 이 점일 것이다. 왜 고맙고 감사한 것인지 설명을 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그럴 시간도 없었을테고. 사실 난 감히 `스타일기'에 명함을 내밀 만큼 정상급 스타가 아니다. 4∼5년전 코미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직후 스타일기를 쓴 적은 있지만 현재로선 확실히 좀 쑥스럽다. 어쨌거나 주변의 권유로 자의반 타의반 명함을 내민 이상 방송 데뷔후 암울했던 바람잡이 시절 겪었던 웃지못할 해프닝 등을 한점 거짓없이 털어놓을 것을 역사와 민족앞에 굳게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