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쿨 마케팅’바람
기사입력 1996년 06월 29일 18시 32분
## '냉장고 티셔츠' '에어컨 남방'…"시원함을 팝니다" 의류업체를 중심으로 `쿨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시원함을 강조하는 `쿨 마케팅'이 여름철 고객 확보의 관건으로 대두됨에 따라 튀는 아이디어로 판매전략을 세우는 의류판매업소들이 늘고 있다. 경기도 권선구 매산동 `티피코시' 수원역점의 경우 티셔츠, 나시, 미니 스커트 등의 앞에 냉장고 팥빙수 등 시원함을 대변하는 가전제품이나 식품을 수식, 행인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주인 한정순씨(40)는 "지난 5월부터 `냉장고 T' `에어콘 남방' 등의 문귀를 내걸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며 "평소보다 두배는 더 많이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플래카드에 시원함을 강조하는 `카피'를 새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업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선경의 캐주얼웨어 `카스피'의 경우, `카스피를 입으면 그곳이 바다!', (주)의 캐주얼웨어 `쌩상'은 `시원한 여름 쌩상에서 시작하세요'라는 카피로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중에는 월트 영화 `인어공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언더 더 씨'라는 카피를 내건 곳도 있다. 서울 신촌과 강남 일대에 나가면 고물 냉장고 에어콘 아이스박스 생수병 등을 진열한 신세대 옷집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아 등 일부 백화점들은 한술 더떠 의류매장에 인공 얼음이나 물방울, 미니어처 요트, 수상스키보드 등을 진열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개중엔 비닐팩에 바닷물을 담고 양옆에 물고기와 회접시 등 소도구를 사용하는 파격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쿨 마케팅'으로 불리는 이들의 판매 전술은 불쾌지수 높은 고객의 구매 동기 유발에 직효약이라는게 일선 판매업자들의 설명이다. 박순아양(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3년)은 "땀 흘리며 쇼핑하다 시원한 디스플레이 한 가게를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며 "시선을 붙잡은 가게로 발길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 정경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