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악어’주인공 - 부랑자 실감연기

기사입력 1996년 06월 29일 17시 18분


## 한강 중지도 다리밑서 촬영 강행군 독창적인 스타일의 저예산 독립영화 `악어'(김기덕 감독)의 주인공 조재현이 요즘 한강 중지도 다리밑에서 부랑자 모습을 열연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조재현은 다리밑에서 살며 자살한 시체를 숨겼다가 유족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부랑자 악어역. 실제로 중지도 다리밑은 자살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장소로 `악어'팀은 촬영도중 40대 남자가 세상을 비관해 자살한 현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안겨준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에선 새우잡이배의 선원, 드라마 `신화'에선 사형수역을 맡아 극한상황의 인간조건을 묘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조재현은 악어란 인물을 통해 도시의 어두운 그늘에 있는 젊은이의 삶과 사랑을 그려나가고 있다. "입만 벌리면 먹어치우는 악어처럼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동물적인 욕구에 의해 자살미수에 그친 한 여자를 강제로 범하다가 사랑하고, 충격적인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인간적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묘사돼죠." 다리밑에 텐트를 치고 30%정도의 촬영진척도를 보이는 동안 조재현은 "원시적이고 야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팬티도 안입었으면 좋겠다"는 김감독의 주문에 따라 완전 나신으로 한강물에 뛰어드는 장면을 촬영할 때가

무척 곤혹스러웠다고 기억한다. <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