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진통제 투혼 '아름다운 3위'...세계2위 수직상승
기사입력 2007-03-25 11:57
| 연아, 일어나 다시뛰자! |
| 진통제 투혼…아름다운 3위 세계랭킹 7위 → 2위 수직상승 홈피 7만여명 방문 격려-칭찬 글  |
'피겨요정 김연아(군포 수리고)가 한국 피겨 역사를 또 한번 새롭게 썼다. 2007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토요일(24일) 도쿄 시부야 도쿄체육관 특설링크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나 엉덩방아를 찧는 아쉬움 속에 11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얻은 71.95점을 합쳐 총점 186.14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 점프)을 성공시키며 출발은 환상적이었으나 후반 체력이 급격히 저하하면서 공중 3회전 연기와 트리플 러츠에서 실수를 범했다. 결국 감점 2점을 받은 김연아는 총점 186.14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따냈지만 눈 앞의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67.98점)에 올랐던 안도 미키(일본)가 195.09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성공시키면서 총점 194.45점을 기록, 김연아를 제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김연아의 동메달은 금메달 못지않게 값졌다.
김연아는 2006~2007시즌 부상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허리 부상에 이어 꼬리뼈까지 다쳐 이날도 진통제를 먹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한 훈련 부족은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기초체력 저하로 자신의 주종목인 프리스케이팅에서 2분을 남겨놓고 주저앉았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김연아의 열정적인 투혼은 대한민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 김성원 기자 newsme@>
토요일(24일)과 일요일(25일) 김연아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방문자가 쇄도했다. 이틀 동안 7만여명의 지인과 팬들이 방문, 격려와 칭찬을 전했다. 팬들은 '진정한 은반의 요정입니다', '너무 훌륭했습니다', '후회없는 경기를 했어요. 허리 빨리 완쾌하길 바랄게요' 등 칭찬 일색의 글들이 쏟아졌다. 김연아도 힘이 난듯 25일 개인 홈페이지 소개글로 '후회안해!ㅋㅋㅋ 추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얏호~!! 시즌 끝났다!!ㅋㅋ'라며 17세 소녀의 발랄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 결과, 김연아는 세계 랭킹 2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25일(한국시각) ISU가 발표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랭킹에서 4000점을 기록, 7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하며 자신의 시니어 역대 최고 순위(5위)를 경신했다. 은메달을 딴 아사다 마오가 4205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나가노 유카리(3975점)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안도 미키(3970점)가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다리의 힘이 받쳐주질 못했다. 두 차례 점프 착지 실수가 아쉽다. 그러나 성인 무대 첫 해였던 이번 시즌은 만족스러웠다"며 "한국 피겨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 입상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지겹도록 부상이 잦았다. 다음 시즌에는 부상이 없도록 몸 관리를 잘해 모자랐던 부분을 반드시 채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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