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3년차, '대한민국의 미래' 우리 아이들의 체력 저하가 심각하다. 지난해 교육부의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결과,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하위등급인 4·5등급 비율이 12.2%에서 17.7%로 급등했다. 신체활동은 현격히 줄고, 아동비만은 급증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생들의 과체중 및 비만 비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6.7%에서 지난해 32.1%로 크게 늘었다.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이미 12년 전인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소아, 청소년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1조3638억원이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 신체활동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94.2%가 운동부족.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최하위이고 자살률은 OECD 상위권이다. 아이들이 뛰어놀지 않는 나라,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엔 미래가 없다. 스포츠조선은 내달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더는 미뤄선 안 될 백년대계,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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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13일 '석열씨의 심쿵약속' 39번째는 '초등학교 체육활동 강화'였다. "초등학생들이 방과후학교에서 스포츠 종목 하나씩 익히고 즐길 수 있도록 1학생 1종목을 권장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등 방과후학교의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이 16%(19만3551개 중 3만1360개)에 불과하다.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초등학교도 많아 학생들이 스포츠를 접하고 익히기에 부족한 실정"이라고 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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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창덕여고 수석교사)은 근본적 해결책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체육교과 독립과 전문성 있는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증원"을 주장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체육은 여전히 음악, 미술 통합교육과정인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다. 비만 예방, 운동습관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의 체육활동을 통합교육과정이 막고 있는 것"이라면서 "'활기찬 생활'로 체육교과가 독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초등 체육수업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스포츠강사의 확대도 강조했다. 스포츠강사는 2008년 이명박 정권 시절 '초등체육수업의 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체육 전문강사가 담임교사의 책임하에 정규체육수업 주 21시수를 보조한다. 체육수업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스포츠강사에 대한 '수용자' 학생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2020년 문체부 조사 결과, 학생 종합 만족도는 94.2점, 강사의 종목 전문성에 대한 만족도는 93.6점에 달했다.
임오경 국회의원은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의무배치'를 법제화하는 학교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초등스포츠강사는 1888명, 전국 6100여 개 초등학교에 스포츠강사를 의무배치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전국초등교사노조의 반발이 거셌다. '스포츠강사는 초등교육 자격자가 아니며 체육교육을 활성화하려면 초등교육 전공 체육전담 교사를 육성,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등체육을 둘러싼 교사와 스포츠강사의 '밥그릇' 다툼으로 비화되는 분위기다. 결국 본질은 '아이들의 체육시간'이다. 일단 전문성을 갖춘 스포츠강사를 확대 배치해 내실 있는 체육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교대에서 초등체육교사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가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김택천 위원장 역시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을 '조력자' 체육 전문지도자들이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체육전문교원이 제대로 양성돼 있지 않다고 미루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스포츠강사의 수적 확대만큼 중요한 건 질적 향상이다. 월급여 180만~200만원, 1년 계약직이 대다수인 이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처우 개선과 더불어 다양한 직무 연수, 주기적 재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고양하고 강화해나갈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시도 교육청, 학교별 제각각이 아닌 전국 스포츠강사들을 아우르는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역량 강화 및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일정시간 교육을 이수한 스포츠강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인증제도 검토할 만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마트' 세상에서 스포츠강사의 정보력과 전문 역량은 아이들의 건강 및 행복지수, 학교체육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북 정읍 초중학교에서 7년째 스포츠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진오씨(40)는 "아이들의 체력 향상, 면역 강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선 체육시간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목, 전문가 초청 강습회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현장의 갈증을 전했다. 부산서 일하는 장상현 스포츠강사(47)는 "마스크를 쓰다보니 아이들이 격렬한 운동을 못한다. 건강 염려증도 심해졌다. 조금만 뛰면 어지럽다며 보건실로 가는 아이들도 많아졌다"며 현장서 체감한 학생들의 체력 저하를 언급했다.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운동으로 땀 흘리는 게 몇 번이냐고 물어보면 '한번도 없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심각하다"고 했다.
장 강사는 스포츠강사 확대와 관련 "단순한 수적, 양적 확대는 원치 않는다. 수업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스포츠강사의 질적인 향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체육시간은 어떤 교사, 어떤 스포츠강사를 만나느냐에 좌우된다. 특히 초등학교는 단순놀이식 레크리에이션 위주로만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기에 제대로 배워야 어른이 돼서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어렸을 때 재미를 느낀 운동 경험이 없으면 생활체육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포츠강사가 농구에 비중을 두면 아이들은 농구만 배운다. 다양한 종목을 접하기 어렵다. 축구를 잘하는 애가 있고, 육상을 잘하는 애가 있다. 다양한 종목과 프로그램을 배우고 접할 기회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국정과제를 선정중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스포츠는 복지'라고 강조해왔듯이 현재 체육공약도 심도있게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은 물론 선수, 지도자에 대한 처우 개선, 스포츠산업은 물론 초등스포츠강사, 1인 1종목 등 당선인의 모든 학교체육 관련 공약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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