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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어깨 통증 방치는 수술로 가는 지름길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1-01-14 09:57


회전근개파열 MRI 사진

4~5년 전 어깨가 아파 고생한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무심결에 왼팔로 매트리스를 짚으면 '악'하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많이 아팠다. 뿐만 아니라 특정 동작을 할 때마다 어깨가 아파 그 동작은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됐다.

MRI 검사를 해보니 어깨 힘줄(회전근개) 부분 파열이었다. 다행히 찢어진 부위가 크지 않았다. 어깨 힘줄은 부분적으로 조금 끊어졌을 때는 수술을 안해도 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는 여전히 불편하다. 또한 그대로 방치하면 찢어진 부위가 점점 넓어져 통증이 더 심해지고, 동작도 더 많이 제한된다. 더 진행되면 어깨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고, 관절이 굳어 결국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다행히 필자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주사도 맞아 많이 회복했다. 사실 필자는 겁이 많아 주사도 잘 안 맞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을 때는 하루에 몇 차례씩 수술했던 의사지만 정작 내가 수술을 받는 것은 무서워한다. 수술이 무서워 빨리 치료한 덕분에 지금은 회복돼 아프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어깨가 아팠던 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져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어깨는 관절 중에서 회전 반경이 360도에 가까울 정도로 움직임이 커서 탈이 나기 쉽다. 무리하거나 어깨관절에 충격이 가해지면 어깨관절을 보호하는 관절막이 잘 찢어지고, 관절막이 찢어지면 탈구가 생길 수도 있다.

어깨 탈구는 어깨 관절에서 팔뼈가 빠진 상태를 말한다. 어깨가 빠졌을 때 의료진이 아닌 비전문가가 무리하게 끼워 맞추다 보면 관절뿐만 아니라 혈관과 신경까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대 젊은 층은 주로 어깨를 많이 쓰는 과격한 운동을 하다 탈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원위치로 돌려놓고 잘 치료하지 않으면 자꾸 재발하는 습관성 탈구가 되기 쉽다. 습관성 탈구가 반복되면 힘줄, 관절, 관절낭 등이 손상되어 통증이 심해지고 어깨의 불안정성이 커지므로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반면 50대 이상은 탈구가 되어도 재발이 적다. 대신 관절 주변의 조직이 찢어지고 염증이 생겨 관절이 굳어지는 오십견으로 진행되기 쉽다. 오십견은 1~2년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치료를 잘 안해 어깨가 부분적으로 굳는 경우가 많다. 그 상태를 놔두면 어깨가 점점 더 굳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적극적으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어깨가 많이 굳어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어깨 인공관절 수술을 많이 하는 추세지만 어깨 인공관절 수명은 아직까지 15년 정도에 불과하다. 무릎 인공관절이 평균 20년, 고관절이 30년인 것과 비교하면 수명이 짧은 편이다.

최근 개발된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면 무릎처럼 어깨 인공관절 수명이 20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로봇으로 더 정확하고 정밀하게 수술하면 자연스럽게 인공관절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로봇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만 이용되는 실정이어서 아쉽다.


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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