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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가 자체 개발 엔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4년 오픈한 첫 작품 '검은사막'부터 올해 2월 28일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까지 자체 개발 엔진인 '검은사막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은 회사를 설립한 후 곧바로 게임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상용화된 기존 엔진으로 게임을 제작하기보다 직접 개발한 엔진으로 게임을 만드는 편이 원하는 결과물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임 엔진은 그래픽, 사운드, 인공지능, 물리효과, 시나리오 등 게임을 제작할 때 필요한 부품을 모은 개발 도구로, 에픽게임즈 '언리얼', 유니티 '유니티', 크라이텍 '크라이', 밸브 '소스' 등 다양한 상용화 엔진이 존재한다. 게임을 개발할 때 상용 엔진을 사용하면 엔진을 사용하는 비용을 내야 하지만, 개발 일정을 단축할 수 있고 알려진 버그를 수정하는 데에도 편리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발자가 생각한 대로 게임을 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임사에서 게임 제작을 위해 엔진을 직접 개발하면 그만큼 개발 기간도 길어지고, 엔진 제작 비용도 따로 투자해야 한다. 그만큼 개발력이 더 소모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생 개발사였던 펄어비스에게 엔진 개발은 큰 모험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엔진을 자체 개발하게 된 이유는 김대일 의장이 과거 '릴 온라인', 'C9' 등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진 개발에 참여한 경력도 있었고, 이를 같이 경험한 개발진도 펄어비스에서 함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개발된 '검은사막 엔진'은 매주 방대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PC MMORPG '검은사막' 뿐만 아니라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 1위, 매출 TOP3에 든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 콘솔 게임기 'Xbox One' 버전 '검은사막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검은사막' IP는 기본적으로 같은 엔진을 사용하므로 그래픽 퀄리티와 게임성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검은사막'은 국내 시장을 비롯해 북미, 호주, 유럽, 대만 남미 시장에서도 흥행했고,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 1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은 "개발자가 원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하기에 게임에서 더욱 높은 퀄리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펄어비스는 FPS 게임 위주로 개발된 기존 엔진을 사용하는 대신 MMORPG를 위한 엔진을 개발하면서 게임 서비스 중 발생한 다양한 이슈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 엔진으로 제작한 '검은사막'으로 펄어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많이 증가하고 있다. 2015년 217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6년 622억 원으로 3배 증가했고, 2015년 12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6년 455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2017년에는 매출 1,172억 원, 영업이익 64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90.26%, 38.12%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자체 개발 엔진으로 제작하고, 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 사이에서 비공식 영문 패치가 공유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게임 시장 성과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시작부터 자체 개발 엔진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았고, 다작하기보다는 '검은사막' 하나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성과를 낸 게임사다"라며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게임들은 같은 엔진으로 개발한 만큼, 여러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어 말 그대로 '잘 만든 엔진 하나 열 게임 안 부러운' 모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