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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입사 4년 차인 지 선임은 "현재 국내 조선소의 IT는 20년 전에 머물러 있고 일부 영역에서만 제조업의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 아닐까 감히 예상해 본다"면서 "선박을 짓는 과정은 심오하고 복잡하지만 건조 과정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지 선임은 "아직 로봇의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기에는 ROI(투자수익률) 회수가 안 되고 매출을 통해 영업이익을 상승시키는 큰 요소 중 하나가 인력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을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과 조선업 부흥에 시동을 건 미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언급하면서 "연구생 시절 서구권의 연구행적을 돌이켜 본 적 있다. CVPR(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회)에서 발표된 한 논문은 스탠퍼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중국인이 저자였고 구글 웨이모를 거쳐 현재 테슬라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씁쓸하듯 떠올렸다.
그는 경기 사이클이 반복되는 업계 특성상 신중한 경영을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은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 선임은 "지금 초호황기의 국내 조선소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행위'는 그만하고 최대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하는 듯하다"면서 "이러한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가 서서히 나아가는 동안 먼저 앞서갈 해외 강대국들의 행보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조선소는 아직 설계와 생산이 일부 영역에서 단절돼 있고 이를 연결하는 것을 숙제로 삼고 있다"면서 "국내 조선사가 더욱 과감하고 계획적인 IT 투자를 통해 선박 생산 공정 자동화 기술을 점유할 수 있는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체 '빅3'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모두 흑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 3사의 동반 연간 흑자는 2011년 이후 13년 만으로, 올해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bing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