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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2일 2기 행정부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시사한 뒤 프레데릭센 총리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주덴마크 대사 발탁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가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이 이날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2주간 침묵하던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를 의식해 그린란드를 지키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럼블 계정을 통해 "그저 관광차 (그린란드를) 방문한 것"이라며 그린란드 매입 목적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장남의 그린란드 방문을 언급하면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는 놀라운 곳이며, 그곳이 우리나라의 일부가 된다면, 그리고 그때가 온다면 그곳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악랄한 외부 세계에서 그곳을 보호하고 아낄 것이다.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MAKE GREENLAND GREAT AGAIN!)"라고 적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였던 2019년 그린란드 매입을 일방적으로 주장했을 때도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는 프레데릭센 총리의 이 발언을 문제 삼아 덴마크 방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외교갈등을 빚기도 했다.
인구 약 5만7천명의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다.
이후 2008년 11월 자치권 확대를 위한 주민투표,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을 통해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한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당시 제정된 자치정부법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다.
그린란드는 광물,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지만 경제적 자립성이 취약해 덴마크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이후 그린란드 정치권에서는 아예 덴마크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신년사에서 "세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소위 식민주의의 족쇄라고 할 수 있는 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전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는 4월 의회 선거가 예정된 점을 언급하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말해 독립 찬반 주민투표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shin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