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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경제와 민생의 고통, 보고만 있을건가

기사입력 2024-12-09 11:30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안 처리 자체가 무산되자 실망하고 있다. 2024.12.7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 출발했고, 원/달러 환율은 8원가량 오른 1,42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4.12.9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뒤에 있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는 '코리아 주식회사'(Korea Inc.)가 '글로벌 프라임타임'에 대해 많은 사람의 생갭다 덜 준비돼 있다는 저들의 생각을 인정해준 셈이다. 윤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 사태에 대한 비싼 대가는 한국의 5천100만 국민들이 시간을 갖고 분할해서 치르게 될 것이다" (미국 포브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국내 상장기업의 주가-장부가 비율은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 45개국 중 한국은 41위에 그쳐 최하위권이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미흡한 주주환원, 저조한 수익성과 성장성,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회계 불투명성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불발로 이어지는 정국 불안이 증시 등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주 계엄 선포 후 사흘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원 이상(코스피)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주가가 연일 급락해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1,430원대를 오가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계엄 선포 전에도 이미 한국경제는 저출생 고령화, 성장동력 부재, 수출증가세 둔화,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었는데 정국 혼란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심리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으며, 특단의 부양책이 없는 한 'L'자형의 장기불황에 진입할 것이란 경고도 나온 마당이다.

해외에서도 2개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천명으로 금융시장과 수출 등 실물경제에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직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미국과 중국은 이미 '관세 펀치'를 주고 받으며 무역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모두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정세 속에서 저마다 살길을 찾느라 분주한데 한국 경제는 내부의 돌발변수로 인해 손발이 묶인 형국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국가신인도가 하락하면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개인 등 각 경제주체의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악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벌써 국내 식당과 마트 등에선 예약이 취소되고 매출이 급감하는 등 연말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코로나19 사태 때처럼 사회 전체가 얼어붙는 정도로 비화하지 않도록 정치 불안정을 신속히 해결하고 경제와 민생을 위한 조치들도 집행해야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와 민생을 손 놓고 보고만 있을 건가.

hoonki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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