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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불발로 이어지는 정국 불안이 증시 등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주 계엄 선포 후 사흘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원 이상(코스피)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주가가 연일 급락해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1,430원대를 오가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계엄 선포 전에도 이미 한국경제는 저출생 고령화, 성장동력 부재, 수출증가세 둔화,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었는데 정국 혼란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심리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으며, 특단의 부양책이 없는 한 'L'자형의 장기불황에 진입할 것이란 경고도 나온 마당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국가신인도가 하락하면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개인 등 각 경제주체의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악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벌써 국내 식당과 마트 등에선 예약이 취소되고 매출이 급감하는 등 연말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코로나19 사태 때처럼 사회 전체가 얼어붙는 정도로 비화하지 않도록 정치 불안정을 신속히 해결하고 경제와 민생을 위한 조치들도 집행해야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와 민생을 손 놓고 보고만 있을 건가.
hoonki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