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세 아이를 낳아야 멋지다고?"…中 결혼 테마 거리 논란

장종호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1-04 08:12


"세 아이를 낳아야 멋지다고?"…中 결혼 테마 거리 논란
사진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의 한 도시가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만든 슬로건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시는 최근 결혼과 출산을 테마로 하는 거리를 만들어 화제다.

이곳에는 중국과 서양의 결혼식 모습과 전시관 및 체험관을 조성해 방문객들에게 많은 사진 촬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분홍색으로 만든 특정 슬로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문구에는 '나는 아침 식사 만드는 것을 즐긴다', '나는 기꺼이 아기를 돌볼 것이다', '세 아이를 갖는 것이 가장 멋지다' 등이 적혀 있다.

이 슬로건은 결혼 생활에서 여성의 역할을 묘사한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요리와 육아는 여성의 책임으로 묘사되고 분홍색으로 강조되는데, 이는 여성에 대한 무례하고 차별적인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들도 "말도 안 돼. 아이가 셋이 없는 나는 멋지지 않은 건가?", "왜 지도자들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강요하는 건가?", "결혼과 자녀를 장려하는 것은 좋지만 직업난이나 낮은 임금과 같은 젊은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실제 문제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그저 납세자의 돈 낭비일 뿐이다" 등 성토하고 있다.


한편 이 거리에는 또한 방문객들이 중국 전통 결혼식 의상을 빌려 입고 사랑과 결혼에 대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결혼 학교'가 있다.

가상 출산 체험을 한 방문객은 "어머니가 존경스럽고 고맙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방문객들은 기저귀 갈기 및 분유 준비와 같은 육아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이 챌린지들을 마친 사람들은 교육 경험의 수료를 상징하는 '결혼 허가증'을 받게 된다.

창사시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결혼 문화를 홍보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343만건의 혼인신고가 이뤄져 지난해보다 12% 감소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902만명으로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혼인율과 출산율 감소가 중국의 노동력 부족을 악화시키고 고령화 인구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