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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은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의 중간 단계로 두 기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선택지로 여겨진다. 외부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운전자가 전기 주행만으로도 출퇴근 정도의 일정 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필요시 내연기관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이상적인 솔루션처럼 보인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PHEV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오히려 EV보다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J.D.파워최근 연구에 따르면 PHEV 소유자의 만족도는 전기차 소유자들의 만족도보다 낮았다. J.D. 파워의 EV 익스피리언스 부서 브렌트 그루버 전무는“PHEV는 전기차로의 전환 준비가 되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한 중간 단계로 역할을 기대했지만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며"차량 한대를 소유하는 경우전기차에 비해 만족도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PHEV 소유자들의 불만 중 가장 큰 요인은 짧은 전기 주행 거리다. 평균적으로 PHEV는 한 번 충전으로 약 25마일(약 40km)만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초기 전기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PHEV전기 주행 거리는 내연기관사용을 거의 없앨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길지 않아전기차전환을 준비 중인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가격 역시 PHEV의 큰 단점으로 지적된다. J.D.파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컴팩트 크로스오버의 평균 거래 가격은 북미 기준 4만8700달러(약 6715만원)로, 동일 카테고리의 하이브리드(HEV)의 3만7700달러(약 5198만원)와 전기차의 3만6900달러(약 5087만원)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공되는 전기 주행 거리와 성능이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PHEV는 가성비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PHEV의 또 다른 문제는 소비자들이 차량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PHEV 소유자들이 플러그인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하이브리드처럼 차량을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 주행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차량을 운용하지 않으면 그 장점이 퇴색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이 PHEV를 외면하는 경향이 강하다. J.D.파워의 자료에 따르면 PHEV는 전체 신차 판매의 1.9%에 불과하다. 이는 전기차(BEV)의 9.4%, 하이브리드(HEV)의 10.7%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다.
미국 시장에서의 미흡한 반응과 달리 유럽에서는 PHEV가더 긍정적이다. 올해 유럽연합의 신차 등록 차량 중 P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7%로 미국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하이브리드(31.3%)나 디젤 차량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에서도 PHEV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과도기적 모델로 자리잡고는 있지만 그 인기는 제한적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한 과도기적 모델로 이상적인 솔루션처럼 보이지만 짧은 전기 주행 거리와 높은 가격, 그리고 소비자들의 잘못된 사용 패턴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미국에서 PHEV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에 밀려 소비자만족도가 떨어졌다.
향후 PHEV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 전기 주행 거리를 확대하고, 가격을 낮추며, 소비자들이 차량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