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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잊고 있었다. 천안의 매력을. 가깝고, 번화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 여행지로서 거른 탓도 있다. 그동안 괜찮은 국내 여행지는 지역, 그것도 자연을 한적하게 느낄 수 있는 소도시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관광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인구 감소 및 소멸을 막는 대안인 동시에 지역 경제발전의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협됐던 이런 생각을 송두리째 흔든 게 천안이다. 번화한 도시 내 곳곳에 숨겨졌던 매력들, 인근 지역 볼거리와 교통 연계성 등 오히려 잘 갖춰진 다양한 생활 인프라는 여행의 즐거움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문화와 즐길거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여행도시가 된 천안.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까지 더해져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즐거운 여행지로 변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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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다. 천안에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는 숲과 레포츠를 결합한 관광지다. 짚코스터, 공중네트, 숲 모험 시설 등 다양한 산림 레포츠 시설을 체험할 수 있고 무장애나눔길과 노천카페, 휴게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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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중심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 남짓에는 독립기념관이 있다. '겨레의 얼'과 '한국의 빛'이 살아있는 뜨거운 역사의 현장이지만,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도 제격이다. 특히 겨레의 집과 6개 전시관을 둘러보고, 뒤편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숨은 매력을 찾기에는 가을만 한 날씨가 없다.
독립기념관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가을철에는 시설 중심 관람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야외 전시시설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통일의 길', '단풍나무 숲길' 등이다. 단풍나무 숲길의 경우 벌써 개관 30주년을 맞은 덕에 잘 자란 단풍나무가 줄지어 있고, 그 길이도 3km를 넘는다. 또 통일염원의 동산에는 통일의 종이 웅장한 건물과 함께 관람객을 반긴다. 독립기념관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조선총독부 철거 전시공원이다. 철거와 함께 잔재를 이곳으로 옮겨와 흩뿌리듯 잔재를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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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마니아라면 천안에 들러야 할 이유가 있다. 대전에 성심당이 있다면 천안에는 뚜쥬르 빵돌가마가 있다. 뚜쥬루는 천안 빵지순례 대표 빵집이다. 천안에만 성정점, 거북이점, 갤러리아점, 빵돌가마점 네 곳의 매장이 있다.
뚜쥬루는 '느리게, 더 느리게'를 슬로건으로 방부제, 색소, 광택제 등 화학첨가물을 배제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빵 전문점이다. 2013년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빵돌가마를 도입해 빵돌가마에서 빵을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천안 뚜쥬루 빵돌가마마을은 빵 전문관, 빵마을 카페가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어 마치 동화 속 마을같은 분위기다. 주말에는 빵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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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조각공원은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갤러리, 신세계백화점을 연결하는 천안의 중심광장이다. 하루 7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곳으로 특히 학생, 청소년이 많이 찾아 젊음의 광장, 희망의 광장이다. 1989년 조성된 아라리오 조각공원은 (주)아라리오 창업자이면서 아트컬렉터이자 작가인 씨킴(CIKIM) 김창일 회장이 30여 년 동안 세계적 작품들을 수집해 설치해 놓은 명소다. 세계적인 조각가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수백만 마일', 데미언 허스트의 '찬가', '채러티' 등 유명 작가들의 수준 높은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밖에 왕광이, 키스 헤링, 수지엔구어, 브래드 하우, 성동훈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설치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미술 공간이자 터미널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