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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 범죄로 전쟁터' 규정한 애리조나 도시서 유세…反이민 드라이브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이 불법 이민자의 강력 범죄로 전쟁터가 됐다고 규정한 애리조나의 접경 도시를 찾아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초강경 이민 정책 시행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1700년대 만들어진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발동해 베네수엘라 갱단원 등 미국 내 외국의 불법 폭력조직원을 신속하게 추방하겠다고 또 언급하는 등 미국 내 반(反)이민 정서를 겨냥한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 오로라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의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경찰의 '오로라 작전'을 거론한 뒤 "이민자의 손에 죽거나 치명적으로 다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나는 취임과 동시에 야만적 갱단을 신속하게 제거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오로라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과 동시에 미국 땅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민자 범죄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위해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을 발동할 것"이라면서 "이 나라에 불법 외국인 갱단이 한명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모든 불법 외국인 갱단을 추적, 체포, 추방하기 위해 이민세관집행국(ICE), 국경순찰대, 연방의 법 집행기관으로 구성된 엘리트 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들이 미국에 되돌아오면 그들은 가석방 가능성이 없는 10년의 징역형을 자동으로 받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미국 국민이나 법 집행관을 살해한 이민자에 대해서는 사형 선고를 내릴 것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세 때도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외국 갱단 등을 추방하기 위해 적성국 국민법을 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법은 외국인규제 및 선동금지법의 일부로 미국과 전쟁 중인 국가 출신의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 대전 때 미국 내 일본, 독일, 이탈리아 국적자를 구금할 때 이 법을 사용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한 오로라는 덴버 외곽에 위치한 인구 40만명의 도시다.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오로라의 한 아파트 단지의 소유주들은 지난 8월 중무장한 베네수엘라 갱단들이 입주민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동영상을 공개했고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 캠프는 이 사례를 이유로 들어 오로라를 '전쟁 지역'(war zone)으로 부르면서 불법 이민자에 의한 강력 범죄 문제를 부각하는 데 사용해 왔다.
다만 오로라의 범죄율은 감소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민주당 소속 콜로라도 주지사는 물론 공화당 소속 오로라 시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로라 전쟁터' 주장에 반박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도 관련 동영상을 비롯한 관련 뉴스를 보여주면서 베네수엘라 갱단 'TDA'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을 "악랄하고 피에 굶주린 범죄자", "돌처럼 차가운 킬러", "동물", "이들에 비하면 미국 범죄자는 아기 수준", "가학적 괴물"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이들의 위험성을 부각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국경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 "우리는 외부에 적이 있다고 말한다. 여러분은 중국이나 러시아, 김정은을 (외부의 적으로) 거론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똑똑한 대통령만 있다면 (외부의 적은) 아무 문제가 없고 (대응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적은 미국을 증오하는 내부에서의 적인 쓰레기들(scum)이다.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더 큰 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해리스 정부의 '열린 국경' 정책 때문에 강력 범죄자들이 미국에 유입되면서 베네수엘라 등에서는 범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을 재차 펼친 뒤 "카멀라 해리스가 카라카스(베네수엘라 수도)와 다른 지역의 감옥을 비우기로 결정하면서 여러분은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국경 강화를 위한 이른바 '국경 보안법'의 의회 처리를 사실상 막으면서 국경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졌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비판과 관련, "거짓"이라면서 "대통령이 할 일은 국경순찰대에 전화해 '국경을 봉쇄하라'는 한 가지다. 그러면 국경은 봉쇄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멀라는 제3세계의 지하 감옥에서 불법 외국인 갱단과 이주민 범죄자로 구성된 군대를 유입시켰다"면서 "해리스처럼 지역 사회에 폭력과 공포를 초래한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침략당하고 점령당한 오로라 및 모든 도시를 구할 것"이라면서 "(대선일인) 11월 5일은 미국의 해방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ec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