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국내 이용자 보호가 미흡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색·소셜미디어(SNS) 분야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에서 3년 연속 '미흡' 판정에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통위는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시 이용자 보호 업무 관리 체계의 적합성, 이용자 보호 업무 관련 법규 준수 실적, 이용자 피해 예방 활동 실적, 이용자 의견이나 불만 처리 실적 등 이용자 보호 업무에 관한 사항을 살핀다.
메타가 최근 3년간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점수가 낮아진 것과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런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메타와 타 업체 간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점수의 격차는 커졌다.
이정헌 의원은 "메타는 평가에서 3년 연속 미흡에 가장 낮은 점수를 내내 받아왔고, 방통위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고 자율규제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통위의 이용자 보호에 관한 행정 방기가 결국 국내 이용자들의 이용자 보호를 받지 못한 형국을 초래했다"며 "강력한 제재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효성 있는 국내 대리인 제도 운용을 위한 관리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이용자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는 최근 해외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용자를 대규모로 감시하면서 이용자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왔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FTC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 구글 유튜브, 틱톡 등 13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9개 기업에 정보를 요청한 이후 4년간 기업이 해당 정보를 어떻게 수집, 사용 및 보관했는지를 살폈다. 보고서에는 대부분 무료 서비스로 제공되는 이들 플랫폼이 특정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 개인 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올렸으며, 개인 정보 가운데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정보도 포함됐다.
FTC는 기업별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스스로를 단속하려는 노력도 효과가 없었다"며 "자율 규제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가 연방 개인정보 보호법과 함께 기업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