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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일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이달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25억7759만원, 하위 20%는 평균 4억8873만원이었다. 상위 20% 아파트의 가격이 하위 20%보다 5.27배 커진 셈이다.
서울 지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24억1568만원에서 올해 8월 25억7759만원으로 1억191만원(6.7%) 올랐다. 그러나 하위 20%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5억503만원에서 4억8873만원으로 1630만원(3.2%) 하락했다.
㎡당 매매가격으로 봐도 이들 아파트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달 서울 지역 상위 20% 아파트의 ㎡당 매매가격은 평균 2696만원, 하위 20% 아파트의 ㎡당 매매가격은 평균 760만7000원이었다.
서울의 ㎡당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3.5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 같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과 전국 기준 아파트값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상태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10.67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집계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738만원,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은 1억1692만원이다.
같은 달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6546만원,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은 2억3274만원으로 5분위 배율은 7.1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아파트값의 격차는 코로나 이후 심해진 소득 양극화,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심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아파트 매매가 일부 인기 지역과 단지에 집중되면서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단지별 상승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넷째 주부터 8월 셋째 주까지 약 5개월간 성동구 아파트값이 7.02%, 서초구는 5.49% 오른데 반해 도봉구(0.39%), 노원구(0.98%)는 상승률이 1%를 넘기지 못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값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일부 인기 지역과 단지의 매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는 비교적 소득이 낮은 서민의 구매력을 낮춰 아파트 간 빈부 격차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