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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고, 나누고' 대기업 사업 재편 활발…지속성장성 확보 안간힘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4-07-21 16:14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한창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좋지 않은 글로벌 경제상황이 이어지며 커진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미래 성장성보다 당장 돈이 되는 사업, 오너가 수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진정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개편에 나선 기업들은 저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선택인 점을 내세우며 긍정적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계열사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지난 11일 클린에너지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사업 부문을 재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그룹 중간 지주 역할을 해 온 두산에너빌리티는 클린에너지 부문에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 터빈,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본연의 원전·에너지 사업에 집중한다.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은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그룹 내 반도체와 휴대전화,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 첨단소재 사업에 나선다.

핵심 미래 신사업으로 꼽히는 스마트 머신 부문은 두산로보틱스가 주축이 된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 소형 건설기계와 협동로봇 글로벌 시장 공략의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 머신 부문의 경우 합병을 두고 지배주주만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수 있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SK그룹은 최근 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나선다.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의결했고, 합병기일은 11월 1일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의 작업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계열사 합병은 사업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이뤄지면 11월 매출 90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로 몸집이 커진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미래 사업인 전기화 사업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SK에코플랜트도 반도체 모듈 재가공 회사인 에센코어와 반도체용 산업가스 제조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 분야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사업 개편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주주환원 강화와 함께 보유 포트폴리오의 자산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개편 가능성을 열어 둔 움직임에 가깝다. 그러나 SK그룹 역시 사업 개편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지주회사인 SK(주)의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하다. 투자자 상대 미래 청사진 제시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개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주력인 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2차 전지 등 미래 종합소재 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다.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불용 자산 등을 정리하기 위해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을 추진한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 동력 마련은 기업 생존을 위한 과제"라며 "최근 4차산업 발전과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따른 미래 중심 사업 위주 개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 개편은 효율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며 "미래 성장 청사진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 주주와 투자자를 설득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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