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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홍콩이다. 한동안 여행객이 뜸했던 곳, 9월까지 덥고 습한 우기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든 게 달라진 홍콩을 즐기는데 더 이상 과거 추억과 날씨는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색다름을 간직한 공간과 이벤트는 계속 생겨나고 있고, 어차피 더운 여름이니까. 코로나19 전후로 달라진 홍콩은 예전과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과거 반짝이던 네온과 쇼핑 등 시설물은 사라졌고, 빈자리는 사람과 문화로 채웠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 홍콩은 아시아에서 핫한 여행지 중 하나로 새롭게 태어났다. 3시간 30여 분의 거리의 홍콩을 다녀왔고, 발견한 새로운 매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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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홍콩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기준 105만 여명이었지만 이후 한국인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물론 이전에도 그랬다. 2018년 143만여 명, 2019년 104만여 명 등. 최근까지 관광객 감소는 코로나로 인해 교류가 줄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으로 관광교류가 활성화된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 수는 40만 여명을 조금 웃돌았다.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50%가 되지 않는 수치로 홍콩으로선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른다.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홍콩이 한국인, 특히 여행 문화를 이끄는 MZ세대에게 있어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홍콩은 코로나 기간 많은 것을 바꿨다. 변화의 폭을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우선 빌딩 숲 사이의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없앴다. 쇼핑몰, 유명 관광지 등 시설물 중심이던 볼거리도 비워내기 시작했다. 비워진 공간은 사람과 문화로 채웠다. 관광지에서 특별함을 느끼려는 기존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지금, "내가 아시아 최고의 여행지라고"를 외치는 듯 '서카우룽문화지구'(WKCD)에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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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플러스를 나서면 넓은 잔디 광장과 함께 해안 산책로가 나온다. 현지인들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여유를 즐기고,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로컬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해안산책로 곳곳의 공원에선 다양한 미술작품 전시 등 대형 문화 이벤트도 수시로 열린다. 해안산책로는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찐 로컬스러운 홍콩의 낭만까지 느낄 수 있다.
홍콩을 이루는 각 섬에는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다. 헤리티지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기면 또 다른 홍콩을 만난다. 헤리티지 박물관은 홍콩과 인근 남중국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12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이소룡 동상만 찾으면 된다. 홍콩 대중문화부터 다양한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의천도룡기 관련 전시회가 열렸고,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와 음악의 역사를 확인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옛 세대에겐 추억이, MZ세대에겐 홍콩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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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찐 로컬 맛보기 '놀고, 먹고, 즐기고'
홍콩의 도심에서 찐 로컬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다양한 형태의 공원에 가면 된다. 아파트, 빌딩 숲 사이마다 공원이 있고 농구, 축구 등을 즐기는 시설이 있다. 산 속에 있는 산책로는 조깅 코스로도 활용해도 좋고, 가벼운 트레킹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신나는 축제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자주 개최된다.
가장 최근 열린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지난달 열린 '홍콩 세븐스'다. 7인이 하는 국제 럭비 대회로 영국 문화권의 각국 나라가 참가, 남녀 부문으로 나눠 시합을 벌인다. 기존 럭비와 달리 인원수가 적은 만큼 경기 시간이 짧아 박진감이 넘친다. 스포츠 대회인 동시에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한데 뒤엉켜 즐기는 새로운 축제다. 내년 홍콩 세븐스는 새롭게 개장하는 카이탁 스포츠 파크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새로운 홍콩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 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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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자투리 시간 즐기는 차찬텡과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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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