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대학 총장에 "무리한 의대 증원 거둬달라"

학생들이 없는 한 의과대학 강의실.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앞장서 지지하고 있는 대학교 총장들에게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또다시 무리한 의대 증원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17일 '대학 총장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대학은 학생을 잘 가르치는 기관, 연구를 하는 기관이지 외형적인 발전만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다"며 "내실 없는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사상은 이미 서구에서는 파산선고를 받았다. 부디 대학,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생각해 무리한 의대 증원을 거둬달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한 "의과대학 교육은 다른 분야에 비해 노동 집약적이고 자원 소모가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많은 대학들이 인증 평가 시 교육 인원의 부족과 함께 교육 시설의 노후를 지적 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예로 해부학 교실은 인체 해부 경험이 없는 타과 교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런 상황은 장시간에 걸쳐 악화되고 있었다"면서 "교육 시설들도 정량적인 부분만 간신히 맞출 뿐 정성적으로는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임상 교육 역시 대폭 증원된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병원 증축이 필요한 상황이고 이는 의료비의 막대한 증가와 함께 지금도 교육, 연구에 비해 훨씬 큰 진료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지우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이미 대학병원 교수의 직위에 매력을 못 느끼고 이탈하는 젊은 교수가 나날이 늘어나는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