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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경제단체들, 잇단 애도 표명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4-03-29 22:43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경제단체들, 잇단 애도 표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효성그룹

'미스터 글로벌'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귀국,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섬사업 기반을 다졌다.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했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회장 취임 이후 경영 혁신과 주력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이끌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기술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06년에는 이를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효성은 1997년 자력으로 스판덱스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효성은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에는 모기업인 효성물산의 부도설이 금융권 등에 번지면서 계열사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리자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T&C를 ㈜효성으로 전격 통합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그룹 경영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고,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도 역임했다.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고,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과의 우호 협력과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했다. 금탑산업훈장(1987년)과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2022년) 등도 받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한편 경제단체들도 35년간 그룹을 이끈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공로를 기리고 애도를 표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재계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허전함을 이루 표현할 길 없다"며 애도했다. 한경협은 "조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 재임 시절 '국민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그것이 곧 우리 경제인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돌아봤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통해 "고인은 기술 중시 경영의 선구자로서 한국 섬유, 화학, 중공업 등 기간산업의 발전에 초석을 놓았다"며 "미국, 일본과의 민간 외교에도 적극 앞장서며 한국 경제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고 기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기업가정신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효성그룹을 이끌어 온 조 명예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총 고문으로서 경영계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도 애도문에서 "조 회장은 기술 개발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과감한 경영 혁신을 통해 효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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